​2023년 베트남 경제 이끌 주요 성장 동력은?

2023-01-11 18:31
3대 키워드 선정...'공공지출' 'FDI' '관광·여행'
관광분야는 가장 큰 변수...성장률 전망 5.7~8%

올해 베트남 경제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공공지출’, ‘해외직접투자액(FDI)’, ‘관광’ 등 3대 요인이 지목됐다. 홍콩상하이은행(HSBC), VN다이렉트증권, 비나캐피털(Vinacapital) 등 현지 주요 금융투자사들은 2023년 베트남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이 같은 변수를 선정했다.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 3대 분야의 성장 여하에 따라 베트남 경제성장률은 올해 정부 목표인 6.5%를 넘어 최대 7.2%에서 8%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요 요인 중에서 관광 분야는 지난해 회복이 미진했지만, 올해 활성화가 기대되면서 베트남 경제에 가장 중요한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베트남 성장 동력의 핵심 'FDI'

베트남 최대 FDI기업인 삼성전자 베트남 사업장에서 근로자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베트남플러스(Vietnam+)]

해외직접투자(FDI)는 베트남 경제를 이끄는 핵심 성장동력이다. FDI는 올해뿐만 아니라 그동안 베트남의 개혁개방 이후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주요한 성장 동력이었다. 베트남통계청(GSO)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체 수출 대비 FDI기업의 수출 비율은 73.6%에 달했으며, 전체 경제 규모의 25%, 예산 기여도 중 25%를 차지했다. 또 베트남 내 FDI 기업이 고용한 인력만 해도 직간접적으로는 12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베트남에 대한 FDI 실제 집행액(잠정치)은 12월 20일 기준, 전년 대비 13.5% 증가한 약 224억 달러(약 27조9600억원)였다. 이는 지난 5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해 베트남이 8%가 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구체적 분야를 살펴보면 투자등록인증서(IRC)를 부여받은 신규 프로젝트는 2036개로 전년 대비 17.1% 증가했고 투자 자본 조정을 위해 등록된 프로젝트는 1107건으로 전년 대비 12.4% 증가했다. 다만 총 신규 유입액은 277억2000만 달러를 유치해 전년 대비 11% 감소했고 총 등록자본금(약 124억5000만 달러)과 출자자본(51억5000만 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4%, 25.2% 감소했다. 

베트남의 총 21개 산업 중 19개 산업이 FDI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중 가공·제조 산업이 총 투자액 168억 달러를 유치해 전체 등록자본의 60.6%를 차지했고 부동산 부문이 44억5000만 달러로 2위, 전력 생산 및 유통 부문이 22억6000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2022년 베트남에 투자한 108개 국가 중 1위는 싱가포르(64억6000만 달러)였으며, 2위는 한국(48억8000만 달러), 3위는 일본(47억8000만 달러)으로 나타났다. 또 FDI를 가장 많이 유치한 지역은 호찌민시가 39억4000만 달러로 전국 1위, 빈즈엉성은 31억4000만 달러로 2위, 꽝닌성은 23억7000만 달러로 3위에 올랐다. 

HSBC는 올해 베트남의 해외직접투자 유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베트남이 계속해서 대외 변수로 인한 어려움이 있겠지만, 베트남은 중국의 리오프닝 이후에도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목적지라는 분석이다.

팀에반스 HSBC 베트남 대표는 “올해부터 삼성, LG와 같은 주요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고, 특히 애플은 올해 6월부터 맥북을 본격적으로 생산한다”며 “인플레이션, 부동산 경기침체 등 국내 소비와 관련된 어려운 부분을 대외 무역에서 부분적으로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트남, 대규모 공공지출 시작...남북고속도로 착공 등

팜민찐 총리가 남북고속도로 사업 현장에서 공사 구간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공공지출(정부지출) 분야는 올해 베트남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베트남 정부는 올해 인프라 분야에 투입하는 정부지출을 대대적으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VN다이렉트 증권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의 공공투자액은 지난해보다 100조동 이상 증가한 620조~650조동(약 34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22년 베트남 정부의 공공지출 규모는 약 520조동이었다.

이미 올해 최대 공공투자 지출 분야인 남북고속도로 사업이 지난 1일 공사를 시작했다. 남북고속도로 사업은 베트남 최북단인 중국 국경지역 랑선에서 수도 하노이와 중부 다낭 그리고 호찌민을 거쳐 국토 최남단인 까마우를 연결하는 대형 국책 프로젝트다. 전체 고속도로는 총연장 729㎞로 12개 구간으로 나뉘어 건설되며, 2025년 완공돼 2026년 개통 예정이다. 

베트남 정부는 남북고속도로사업에 3년간 총사업비 146조9900억동을 투입할 예정이다. 올해 배정된 사업에는 52조2800억동이 배정됐다.

또 주요 인프라 사업인 △칸화-부온마투옷(사업비 약 22조동) △비엔호아-붕따우(17조8300억동) △쩌우독-껀터-속짱(44조6900억동) 등 주요 도로 시설 구축이 상반기에 시작될 예정이다. 아울러 롱탄신공항(Long Thanh), 남북고속철도, 메콩델타 물류 인프라 구축(항만) 등과 같은 초대형 국책사업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다.

베트남 정부는 국가 대계인 ‘2030 마스터플랜’에서 교통대동맥을 이용한 물류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레반탄 부총리가 운영위원장으로 하는 국책사업 조정지원운영위원회를 설립하고 예산 사용을 보다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VN다이렉트증권은 “정부가 경제회복 지원을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공공투자 지출을 독려할 것”이라며 “작년 하반기 코로나19 영향과 건축자재 가격 상승으로 여러 현장의 공사가 중단되는 문제가 있었지만, 석재 및 모래 부족과 건축 자재의 높은 가격이 거의 해결되었기 때문에 인프라 개발은 밝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관광 분야 활성화에 촉각..."올해 목표는 800만명"

베트남 유명 관광지인 호이안의 구시가지 전경 [사진=VN익스프레스 영문판 캡처]

관광 분야는 올해 베트남 경제를 견인하는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베트남 관광 분야는 지난해 기대에 크게 못 미쳤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인 세계 각국의 관광 재개가 예상되면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베트남 관광 실적은 당초 예상에 크게 못 미쳤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3월 다른 국가보다 먼저 국경 재개방과 관광 활성화 정책을 펼쳤지만, 해외관광객 유치는 목표치의 70% 수준인 366만명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 관광업계에서는 도착 관광비자를 기존 15일에서 30일로 연장하는 방안, 90일 관광비자의 부활, 전자비자 발급 확대 등을 정부에 요청하고 나섰다. 베트남 정부 또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전자비자 간소화, 도착비자 30일 방안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팜민찐 총리는 지난 3일 회의에서 문화체육관광부에 코로나19 이후 국제 관광객 유치 계획을 이달 말까지 제출해야 한다며 관련 기관에 외국인에게 전자비자를 발급하는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관광 입국을 더 용이하게 하기 위해 현재 입국 정책을 변경하도록 지시했다.

베트남의 올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는 800만명이다. 지난해 목표였던 500만명보다 오히려 300만명 이상을 늘려 잡은 것이다. 

특히 관광업계는 중국의 본격적인 재개방에 효과에 거는 기대가 크다. 베트남 최대 투자사인 비나캐피털(Vinacapital)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국가는 베트남이 될 것이라며, 중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550만명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코로나19 이전 중국 관광객은 2019년 한 해에만 550만명이 베트남을 방문해 최대 관광시장으로 떠오른 바 있다.

마이클 코칼라리 비나캐피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부터 시작된 중국의 전면적인 국경 재개방에 힘입어 베트남은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증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각 금융기관들은 베트남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5.7~8%로 전망했다. HSBC 베트남은 가장 낮은 5.7%를 예상했으며, 아시아개발은행(ADB)는 6.3%, 싱가포르대화은행(UOB)은 6.6%,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7.2%, 비나캐피탈은 가장 높은 8%를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