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리바바 때리기 끝?...항저우-알리바바 파트너십 체결
2023-01-11 14:09
中, '마윈 앤트그룹 지배권 포기' 후 알리바바 지원 약속
글로벌 IB, 알리바바 주가 목표치 일제히 상향 조정
글로벌 IB, 알리바바 주가 목표치 일제히 상향 조정
◆中항저우, '마윈 앤트그룹 지배권 포기' 직후 알리바바 지원 약속
10일 중국 현지 펑파이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와 알리바바가 이날 전면적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류제 항저우 당서기는 이날 체결식에서 "알리바바가 도시의 경제·사회 발전에 '대체할 수 없는' 공헌을 했다"며 "항저우 정부는 앞으로 알리바바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 당서기는 이어 "알리바바는 인터넷 산업의 경제적 '겨울' 동안 회복력과 핵심 과학 혁신을 위한 끈질긴 노력, 플랫폼 경제 정화 캠페인 기간 문제에 직면하는 용기를 보였다"며 치하했다. 그러면서 "알리바바가 혁신 발전의 리더가 되고 규범적 발전의 모범적인 학생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장융 알리바바 회장은 "알리바바는 사회적 책임 하에 항저우가 디지털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클라우드 컴퓨팅, 소비, 글로벌화의 3대 전략을 구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글로벌 경쟁력도 갖출 것이며, 과학 연구에 대한 투자, 스마트 사물인터넷(IoT) 산업의 생태 건설, 공동부유 지원 등에서 항저우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항저우시의 경제 사회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전, 류 당서기는 알리바바 핀테크 자회사인 앤트그룹을 방문해 기업의 기술 연구개발(R&D) 및 기업의 발전 방향 등을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저장성 당서기가 알리바바 본사를 찾은 지 약 한 달 만에 이뤄진 것이다. 앞서 지난달 이롄훙 저장성 당서기가 알리바바 본사를 방문해 회사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 서기는 2년여 전 알리바바가 반독점 조사를 받은 이후 처음으로 알리바바를 찾은 중국 고위 관리다.
로이터는 류 당서기가 알리바바와 앤트그룹에 보인 지지와 우호가 마윈이 앤트그룹의 지배권을 상실했다는 발표가 나온 지 이틀 만에 나온 움직임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앤트그룹은 7일 공시를 통해 마윈의 지배권 상실을 골자로 하는 지분 구조 조정 결과를 발표했다. 공시에 따르면 마윈과 그와 행동을 같이하는 이들이 지분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던 것에서 앤트그룹 경영진과 사원 대표, 마윈을 포함하는 10명의 자연인이 각자 독립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바뀌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윈은 과거 앤트그룹의 의결권 50% 이상을 보유했으나 이번 조정을 거쳐 6.2%만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이전까지 마윈 개인의 앤트그룹 지분 보유율 자체는 10% 수준에 그쳤으나 그는 관련 법인들을 통해 앤트그룹의 의결권 53.46%를 보유해, 실질적으로 앤트그룹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다만 이번 움직임을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 압박이 다시 정상화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앞서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앙정부 관리들에게 민간 대기업과 결탁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민간 부문에 대한 강력한 단속 의지를 재확인한 것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글로벌 IB, 알리바바 주가 목표치 일제히 상향 조정
그럼에도 시장은 알리바바에 대한 낙관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의 주가가 현 수준보다 30% 이상 더 올라 15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마윈이 앤트그룹 지배권을 포기하면서 불확실성이 사라지자 알리바바의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
10일 홍콩명보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9일 보고서를 통해 알리바바의 주가가 향후 60일간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면서 주가 목표치를 50% 상향 조정한 150달러로 제시했다. 아울러 알리바바의 투자의견도 '비중 확대'로 제시했으며, 3년 만에 알리바바를 중국 과학기술주 중 가장 추천하는 종목(탑픽)으로 선정했다. 그간 중국 과학기술주 탑픽은 메이퇀(美團)이 차지해왔다.
모건스탠리는 알리바바가 중국 경제 회복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금융 서비스, 공공 서비스 및 통신 산업에 의해 주도되는 전체 비(非)인터넷 산업의 성장이 매출을 견인할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알리바바가 지난 몇년간 당국의 규제 집중 타깃이었던 만큼, 알리바바가 다른 빅테크보다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알리바바의 현재 주가수익률(PER)과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순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하면 PER가 10배, 내년 순익 예상치를 기준으로 하면 11배에 불과하다. 11일 현재 15.99배 수준인 S&P500지수 편입 500대 기업 PER 평균치와 비교해서 낮은 수치다.
골드만삭스도 핀테크·클라우드 사업의 구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며 알리바바를 최고의 가치주라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알리바바의 주가 목표치를 133달러에서 138달러로 조정했으며, 씨티그룹 역시 홍콩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알리바바 주가는 지난 2021년에 약 49%, 2022년에는 25% 급락했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과 빅테크 규제 등 악재가 투자심리를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주가는 20% 이상 뛰었고, 앞으로도 더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알리바바의 주가는 11일 홍콩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3.56% 급등한 113.40홍콩달러로 오전장을 마감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도 주가가 3% 이상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