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크탱크 "北 김정은 갑자기 사망하면 동생 김여정이 후계자"

2023-01-06 08:53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급작스러운 유고 시, 자녀보다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수미 테리 윌슨센터 아시아국장은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북한의 리더십 주제 웨비나에서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김여정으로 권력 이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김여정은 최소 2014년부터 실권을 행사한 동생이자 2인자"라면서 "현재 김여정은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발생할 경우 논리적으로 볼 때 가장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현 시점에선 김정은의 자녀가 어려 후계자로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덧붙였다. 그는 "김정은의 첫째 자녀가 성인이 되려면 2030년은 돼야 할 것"이라면서 "만약 김정은이 몇 년 뒤에 죽는다면 김정은의 세 자녀 중 한 명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북한 체제가 공고해 급변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봤다. 그는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혼란과 체제 붕괴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만약 북한 체제가 불안정해진다면 쿠데타나 민중 봉기 때문이 아니라 권력 승계의 실패가 촉발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사진=CSIS 홈페이지 캡처]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이에 동조했다.

그는 최근 김 위원장과 자주 동행이 포착된 둘째 딸 김주애에 대해 "김주애가 핵 단추에 손을 뻗어서 누르기 위해서는 (발을 받칠) 전화번호부 책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현재 승계 1순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권력 승계가 실패할 가능성도 적다고 풀이했다. 그는 "북한에는 반대파나 반대파 지도자가 있는 게 아니다. 김정은이 급사해도 질서 있는 방식으로 승계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 "김여정은 여기에서 첫 번째 순위일 수 있으며 김정은이 죽는다고 해도 정책 변화의 신호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북한 발표 전에는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거론하면서 "김정은이 언제라도 죽을 수 있지만, 그전까지는 김정은이 우리가 상대해야 할 상대"라고 강조했다.
 

김주애와 '화성-12형' 둘러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존 델러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김주애에 대해 "김정은이 장남이 아니라 가장 능력 있는 아들로 평가돼 후계자가 됐던 것처럼 만약 그녀가 가장 능력이 있는 자녀라는 것을 증명한다면 나는 그녀가 적어도 후계 경쟁자인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리용호 처형설 보도와 관련해서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의 공고성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 사람들이 숙청됐다가 다시 나타나기도 하고 처형됐다는 보도가 있은 후에도 다시 등장한다"면서 "이는 김정은 권력이 북한에서 공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