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평' 84㎡도 특공 풀려... '3대 대못' 사라진 강남 청약시장, 훈풍 불까

2023-01-05 06:16

[그래픽=아주경제]

중도금대출, 특별공급(특공), 추첨제 확대 등 주택시장 3대 '대못'이 사라지면서 올해 강남 청약시장 흥행 여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는 특공으로 공급할 수 없게 한 주택공급규칙 개정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강남권 아파트는 소형 면적도 분양가가 모두 9억원을 초과해 2020년 1월 이후 특공 물량이 전무했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특공 분양가 상한 기준을 폐지한다. 이에 따라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핵심 입지에서는 올해부터 '국민평형'인 전용 84㎡에서도 신혼부부, 다자녀, 노부모 부양자 등 특별공급 물량이 대거 나올 예정이다. 정부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무주택자의 주택 마련을 위해 청약경쟁 없이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특공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강남 청약시장은 분양가상한제가 무색할 정도의 높은 분양가, 12억원 이상 중도금 대출금지, 특공 분양가격 기준 등의 '겹규제'로 청약가점이 높은 현금부자들의 잔치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특히 투기과열지구 내 분양가 9억원 초과 주택은 특공 대상에서 제외되다 보니 제도의 수혜를 받아야 할 이들이 소외되는 역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 강남권에서 나온 마지막 특공 물량은 2020년 GS건설이 분양한 '개포프레지던스 자이'다. 이 단지는 전용 39㎡ 23가구가 특공으로 공급됐는데, 당시 분양가는 7억3100만~8억3300만원선이었다. 모두 방이 하나 달린 '원룸형' 구조다. 당첨자들 대부분이 3자녀 이상이거나 노부모를 부양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5인 가족이 원룸에 사는 셈이다. 이듬해 분양한 '래미안 원베일리'는 가장 작은 면적인 전용 46㎡(2가구) 분양가가 9억500만~9억2370만원에 달해 특공물량이 없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강남에서는 특공의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상당수 청약 수요가 실수요 목적보다는 전매제한기간을 넘긴 뒤 시세차익을 남기고 팔거나, 높은 전세가를 이용한 갭투자 목적이었다"면서 "올해부터는 특공 규제가 사라지면서 강남권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전용 84㎡ 특공 물량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애최초, 다자녀, 노부모 등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실제 거주할 수 있는 주택형에 당첨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는 래미안 원페를라(서초구 방배6구역), 청담르엘(강남구), 메이플자이(서초구), 디에이치 방배(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서초구), 잠실르엘(송파구), 잠실 래미안아이파크(송파구) 등 강남 3구 대단지들이 청약 시장 출격을 앞두고 있다. 분양가는 인근 시세의 절반 정도에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최근 분상제를 적용받아 분양한 '래미안 원베일리'의 분양가는 3.3㎡당 5668만원으로, 인근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36억5000만원·2022년 11월)과 비교하면 시세의 약 55%선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강남 3구는 최근 2~3년간 특공물량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 9억원 초과 기준이 폐지되면서 대거 물량이 풀려 예비 청약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면서 "실거주와 기존주택 처분 의무 폐지에 더해 분상제로 이미 안전마진이 확보됐기 때문에 이들 단지에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관계없이 만점 통장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