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脫러시아 행렬, 리스크 회피 위해 발빠른 대응
2023-01-03 16:48
글로벌 기업, 업종 불문 과감한 결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되자 러시아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은 연이어 투자 중단과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제조업부터 호텔업까지 업종을 불문하고 발 빠르게 탈러시아를 선언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까지 외신 보도를 종합한 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 현지 사업을 철수하거나 투자를 중단한 글로벌 기업은 최소 330곳에 달한다.
가장 과감한 행보를 보인 곳은 글로벌 제조 기업들이다. 공급망이 흔들리자 수억 달러에 달하는 재정적 타격까지도 감내하는 모습을 보였다. 손해를 보더라도 일단 철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자동차업체 닛산은 러시아 내 공장과 연구시설을 러시아 국영기업 나미(NAMI)에 단돈 1유로를 받고 매각했다. 닛산은 6억 달러 넘는 재정적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더 큰 피해를 줄이겠다는 판단이었다. 시설을 매각하면서 6년 이내 같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는 조건만 달았다.
프랑스 자동차 기업 르노 또한 6년 이내 같은 가격에 매입한다는 조건으로 러시아 공장 지분과 사업 전체를 처분했다. 처분 대가로 2루블(약 40원)이라는 상징적인 금액만 받았다. 모스크바 자동차 공장을 모스크바시에 이전하고 현지에서 운영하던 자동차 법인 '아브토카즈' 지분 68%는 러시아 국영기업 나미에 매각했다. 르노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30%에 육박하지만 결단을 내렸다. 이들뿐 아니라 도요타와 렉서스, BMW 등 다른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러시아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호텔업계도 러시아 시장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며 짐을 쌌다. 지난해 10월 메리어트호텔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언급하며 "러시아 시장에서 메리어트가 호텔 운영을 지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철수했다. 앞서 메리어트는 작년 3월에 모스크바 지사 운영을 종료한 데 이어 6월에는 러시아 사업 중지를 선언한 바 있다. 다른 호텔 업체들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힐튼호텔은 지난 3월 러시아 내 모든 신규 투자 중단, 지사 폐쇄 종료 등을 고지했다.
에너지 기업들도 러시아 시장에서 리스크 최소화 전략을 택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러시아는 에너지 기업이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곳이다. 그만큼 이해관계가 복잡다단하지만 더 이상 투자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영국 석유 업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러시아 최대 석유 업체 로스네프트 지분 20%를 매각했다. 엑슨모빌은 러시아 원유 프로젝트 참여를 종료했고, 쉘은 러시아 국영천연가스 업체 가스프롬과 합작 투자를 종료했다.
전문가들은 기업 이미지에 신경 쓰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를 빠져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제프리 소넨펠드 예일대 경영학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많은 CEO(최고경영자)들은 자신과 그 기업이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기를 원한다"며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 평화에 대한 관심 등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봤다.
글로벌 기업들의 탈러시아 행렬은 러시아 경기 둔화 상황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은 지난해 8월 논문에서 "러시아 경제가 반등했다는 기사들은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며 "모든 지표들이 러시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도 "2023년 러시아 기업의 디폴트 규모가 280억 달러(약 38조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일(현지시간)까지 외신 보도를 종합한 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 현지 사업을 철수하거나 투자를 중단한 글로벌 기업은 최소 330곳에 달한다.
가장 과감한 행보를 보인 곳은 글로벌 제조 기업들이다. 공급망이 흔들리자 수억 달러에 달하는 재정적 타격까지도 감내하는 모습을 보였다. 손해를 보더라도 일단 철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자동차업체 닛산은 러시아 내 공장과 연구시설을 러시아 국영기업 나미(NAMI)에 단돈 1유로를 받고 매각했다. 닛산은 6억 달러 넘는 재정적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더 큰 피해를 줄이겠다는 판단이었다. 시설을 매각하면서 6년 이내 같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는 조건만 달았다.
프랑스 자동차 기업 르노 또한 6년 이내 같은 가격에 매입한다는 조건으로 러시아 공장 지분과 사업 전체를 처분했다. 처분 대가로 2루블(약 40원)이라는 상징적인 금액만 받았다. 모스크바 자동차 공장을 모스크바시에 이전하고 현지에서 운영하던 자동차 법인 '아브토카즈' 지분 68%는 러시아 국영기업 나미에 매각했다. 르노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30%에 육박하지만 결단을 내렸다. 이들뿐 아니라 도요타와 렉서스, BMW 등 다른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러시아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호텔업계도 러시아 시장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며 짐을 쌌다. 지난해 10월 메리어트호텔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언급하며 "러시아 시장에서 메리어트가 호텔 운영을 지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철수했다. 앞서 메리어트는 작년 3월에 모스크바 지사 운영을 종료한 데 이어 6월에는 러시아 사업 중지를 선언한 바 있다. 다른 호텔 업체들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힐튼호텔은 지난 3월 러시아 내 모든 신규 투자 중단, 지사 폐쇄 종료 등을 고지했다.
에너지 기업들도 러시아 시장에서 리스크 최소화 전략을 택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러시아는 에너지 기업이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곳이다. 그만큼 이해관계가 복잡다단하지만 더 이상 투자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영국 석유 업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러시아 최대 석유 업체 로스네프트 지분 20%를 매각했다. 엑슨모빌은 러시아 원유 프로젝트 참여를 종료했고, 쉘은 러시아 국영천연가스 업체 가스프롬과 합작 투자를 종료했다.
전문가들은 기업 이미지에 신경 쓰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를 빠져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제프리 소넨펠드 예일대 경영학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많은 CEO(최고경영자)들은 자신과 그 기업이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기를 원한다"며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 평화에 대한 관심 등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봤다.
글로벌 기업들의 탈러시아 행렬은 러시아 경기 둔화 상황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은 지난해 8월 논문에서 "러시아 경제가 반등했다는 기사들은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며 "모든 지표들이 러시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도 "2023년 러시아 기업의 디폴트 규모가 280억 달러(약 38조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