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기술 우위 잃은 K-반도체... 더 강력한 지원 필요"

2023-01-03 22:50
"기업들 국내서도 투자 나설 수 있는 분위기 조성해야"

국민의힘 반도체 특위 위원장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정 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의 국가 명운이 걸린 반도체 전쟁에서 K-반도체가 우위를 잃고 있어 안타깝다.”

양향자 무소속 의원(광주 서구을)은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출연해 "5500억 달러에 달하는 반도체산업에서 한국이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직접적이고 강력한 정부의 간섭(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21대 국회의원 중 유일한 반도체 전문가인 양 의원은 "우리는 현재 칩 전쟁에 휘말려 있다. (반도체) 기술 우위는 외교 및 국방 문제 못지않게 안보와 관련된 어젠다"라며 "다른 나라에 휘둘리지 않고 주도권을 잡을 방법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으로 국회 입성했으나 지금은 무소속 신분인 양 의원은 지난 6월 26일 국민의힘 반도체특위 위원장직을 수락한 바 있다. 양 의원은 다섯 차례의 특위 회의와 당정협의회를 거쳐 약 38일 만에 ‘K칩스법(반도체특별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반도체 육성이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삼성은 글로벌 파운드리분야의 절대 강자인 대만 TSMC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며 "반도체를 육성하지 않으면 어느 분야에서 한국의 생존이 보장되겠나"고 되물었다.

반도체 설비투자에 대한 대기업 세액공제를 더 상향해야 한다고도 주장하며 국회에 대한 아쉬운 마음도 내비쳤다. 양 의원은 "단기적인 정치적 이해관계가 동료 의원들의 눈을 멀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23일 본회의에서 반도체 설비투자에 대한 대기업 세액공제를 현행 6%에서 8%로 확대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세제 지원을 늘렸지만,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20%·중견기업 25% 등으로 확대하는 국민의힘 반도체특위 제안엔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러한 한국의 부족한 혜택에 삼성 등은 미국 등 해외 공장 증설 카드를 매만지고 있다. 양 의원은 "삼성은 텍사스에 20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 증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주요 생산 시설이 미국으로 이전하면서 최고의 엔지니어들도 함께 데리고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반도체 기업들이 국내에서도 투자에 적극 나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지금은 한국 기업들이 해외보다는 국내에서 생산능력을 구축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