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최단기·최다' 펠레의 대기록…"20세기 최고의 선수"

2022-12-30 09:02

[사진=EPA·연합뉴스]

'축구 황제' 펠레가 30일(한국시간) 향년 82세로 별세한 가운데 생전 그가 남긴 대기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펠레는 세계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이자 '전설'로 통한다. 그중에서도 1958년, 1962년, 1970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3회 우승 기록은 펠레가 유일하다. 

특히 1958년 스웨덴 월드컵은 펠레의 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드컵 최연소 득점·멀티골·해트트릭·우승의 기록이 이때 만들어졌다. 그는 월드컵 데뷔에서 만 18세도 되지 않은 나이에 6골을 터뜨리며 팀을 우승시켰다.

웨일스와 8강전에서는 17세 239일의 나이로 골을 넣어 월드컵 역대 최연소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고, 프랑스와 준결승에서는 해트트릭을 작성했는데 이 역시 최연소(17세 244일) 기록이다. 스웨덴과의 결승전에는 17세 249일로 출전부터 최연소였고, 멀티골로 최연소 득점 기록도 세우며 최연소 우승까지 달성했다. 

펠레는 역대 월드컵에서 12골 8도움을 남겼다. 최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끈 리오넬 메시가 13골 8도움을 올리기 전까진 월드컵 최다 공격 포인트 기록이었다. 펠레는 1970년 멕시코 대회까지 월드컵 본선에 네 차례 연속 출전했다. 

펠레는 1940년 10월 23일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 소도시인 트리스 코라송이스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이드송 아란치스 두 나시멘투다. '펠레'는 애칭이었는데 펠레조차도 그 뜻을 알지 못한다고 고백했다. 그는 어려운 형편에서 자랐으나 축구 선수 출신인 아버지 돈지뉴의 영향을 받아 축구 선수를 꿈꿨다.
 

[사진=펠레 인스타그램]

펠레가 만 9세였던 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루과이에 아쉽게 역전패당한 일을 계기로 월드컵 우승을 꿈꾸게 됐다고 밝혔다. 아버지의 소속팀이었던 바우루AC의 유스팀에서 실력을 닦은 펠레는 만 15세 때 브라질 명문 산투스FC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16세의 펠레는 1957년 7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의 정기 친선전인 '코파 로카(Copa Roca)'에서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역시 득점하며 아직도 브라질 최연소 A매치 득점자로 남아 있다. 펠레는 브라질 국가대표 경력을 통틀어 1957년부터 1971년까지 92경기에서 77골을 남겼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가 펠레와 타이를 이루기 전까지 50년 넘게 홀로 갖고 있던 브라질 역대 A매치 최다 득점 기록이다. 펠레의 77골은 남미 선수 A매치 최다 골 기록이기도 했는데, 메시가 지난해 9월 월드컵 예선에서 이를 뛰어넘은 뒤 현재까지 총 98골로 늘린 상태다.

펠레는 1971년 7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고슬라비아와 친선경기를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그는 은퇴 후에도 축구해설가, 친선대사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계속해왔다.

펠레의 선수 시절 득점 기록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펠레 본인은 클럽과 대표팀을 통틀어 통산 1283골을 득점했다고 주장했지만 기록의 정확성이 떨어져 FIFA에서는 총 757골로 집계하고 있다. 이 부문에서는 공식 최다 기록은 호날두가 보유자(819골)로 꼽히지만 '1년간 최다 득점왕'은 1959년 한 해 127골을 넣은 펠레로 기록돼 있다.

2020년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기록을 깨기 전까지 펠레는 단일 클럽 최다골 기록(660경기 643골)도 갖고 있었다.

펠레는 올림픽에 출전한 적이 없음에도 무하마드 알리(미국·복싱), 칼 루이스(미국·육상), 마이클 조던(미국·농구) 등을 모두 제치고 199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20세기 최고의 운동선수'로 뽑혔고, 그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축구인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되기도 했다.

그는 2000년 FIFA가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선수'에도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인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 등과 함께 뽑히는 등 전 세계 스포츠계가 인정하는 명실상부한 대업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