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 30% "미래 대비? 당장 먹고살기도 벅차"…10명 중 8명은 '코인투자' 관심

2022-12-29 10:32
하나금융硏,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3' 발간

[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소비자 3명 중 1명 가량은 노후 등 중장기 미래 대비 대신 별다른 재정 목표가 없거나 당장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당수 금융소비자들이 가상화폐(코인)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도 '가상화폐 투자'를 실제 해봤거나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하나은행 산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서울, 수도권 및 전국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20세~64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금융생활에 대한 온라인 설문 결과를 토대로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3'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 전반의 특징’과 ‘금융상품·채널·서비스 이용’ 및 ‘금융 브랜드 인식’ 등을 포함한 총 4개 파트로 구성됐다.
   
연구소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3명은 저축 등 미래 준비 대신 당장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우선(17.9%)이거나 재정 목표가 없다(13.4%)고 답변했다. 특히 이같은 인식은 MZ세대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금융소비자들의 월 평균 가구소득은 489만원으로, 이 중 421만원 상당(86%)이 매달 고정된 소비나 보험, 대출상환, 저축납입 등에 사용돼 여윳돈은 68만원에 그쳤다. 금융소비자 절반 가량(45%)은 저축여력이 소득의 30%를 하회했고, 12.7%는 소득보다 지출이 커 저축이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수년 간 높은 수익 등으로 각광을 받았던 가상화폐에 대해서는 10명 중 8명이 투자를 실제 경험했거나 고려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인 투자에 관심을 가진 주된 배경에 대해서는 '수익률에 대한 기대'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가장 큰 투자 중단 사유 역시 '수익률 하락'으로 나타나 기대와 현실 간 큰 차이를 보였다. 투자 경험자 10명 중 7명(71.1%)은 누적 수익률이 –10% 이상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혀 10% 이상 수익자보다 2.7배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인 투자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2.6%에 그쳤다. 투자경험자 가운데서도 4.3%만이 코인에 대해 잘 안다고 답변해 ‘묻지마 투자’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상당수 금융소비자들이 거래규모보다는 오래 거래했거나 자주 찾는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인식했다. 주거래은행 한 곳의 거래 중요도는 61.1%(거래은행 총 합 100%)로 금융 거래 시 심리적·물리적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아울러 두 명 중 한 명(51.6%)은 향후 신규 금융기관과 거래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고, 기존 거래기관을 이탈할 의향도 54%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핀·빅테크는 단기적으로 1년 내 거래 의향이 높았고, 전통 금융기관은 장기적으로 노후자금 관리를 위한 거래 의향이 우세했다.

금융소비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금융 채널은 ‘모바일 앱’이었다. 최근 6개월 내 은행 모바일 앱 이용자는 82.1%로 지점 이용자보다 2.2배 많았다. 특히, 지점 이용자의 66.2%가 분기 1회로 가끔 방문하는 것에 비해 모바일 앱 이용자의 84%는 주 1회 이상 빈번하게 접속해 이용 빈도에도 차이를 보였다. 반면 영업점 이용자는 지점 방문이 필수적인 업무 처리 뿐 아니라 ‘믿고 안심할 수 있는 거래’, ‘추가 혜택 기대’ 때문에 방문한다고 응답해 대면채널 가치를 차별적으로 인식했다. 또 ‘안심, 신뢰의 심리적 의존’은 베이비부머세대 뿐 아니라 Z세대에서도 높은 응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번 설문 결과에 대해 연구소 측은 금융소비자가 금융기관을 신규로 거래할 의향 또는 이탈할 의향 역시 각각 과반에 달하며 금융거래의 역동적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금융상품의 운용계획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중립적 태도에 대해서는 금융여건에 따른 민첩한 대처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윤선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업권 간 경계가 없는 치열한 경쟁 여건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황 속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금융소비자의 변화를 이해하고 예민하게 반응해야할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이번 보고서가 금융소비자를 이해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