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시총 지각변동] 코스피 1위 삼성전자 빼고 톱10 대격변… BBIG 엇갈린 '희비'

2022-12-25 16:00
SK하이닉스, 2위 자리 LG엔솔에 내줘
네이버 3→8위로… 카카오는 10위권 밖
배터리 약진 속 IT·게임주 부진의 한해
코스피 382조원·코스닥 126조원 증발



올해 주식시장에서는 시가총액 상위권 순위 변동이 컸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증시 주도주로 주목받던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BBIG) 종목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다만 하락장세가 이어지면서 대부분 종목의 시총은 급감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선 각각 382조원, 126조원이 증발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총 1위는 삼성전자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꾸준히 코스피 시총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위는 연초 SK하이닉스에서 LG에너지솔루션으로 바뀌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월 27일 상장 첫날 코스피 시총 2위로 직행하며 화려한 증시 입성을 알렸다. 

LG에너지솔루션에 2위 자리를 내준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잠시 2위에 올라서기도 했으나 10월 말엔 삼성바이오로직스에도 밀린 뒤 4위로 굳혀가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SK하이닉스의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는 배터리 관련주의 순위 상승이 두드러졌다.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2차전지주가 주도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LG화학의 시총 순위는 8위에서 5위로, 삼성SDI는 8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반면 BBIG로 묶이는 네이버, 카카오는 시총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연초 코스피 시총 3위를 지키던 네이버는 지난 23일 기준 8위까지 내려갔다. 카카오는 연초 5위에서 13위까지 밀려났다. 올해 주식시장에선 당장 현재의 실적보다 미래의 기대 수익이 반영된 성장주의 주가가 금리 인상에 더 크게 하방 압력을 받았다.

특히 카카오는 계열사 경영진의 스톡옵션 먹튀, 쪼개기 상장, 금산분리 위반 등 각종 악재가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의 주가는 연초 이후 52.5% 하락했고 시총도 27조원이나 사라졌다.

코스닥시장에서의 시총 순위는 더욱 요동쳤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에코프로비엠이 1·2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셀트리온제약을 제외하고 시총 10위권 내 대부분이 변동됐다.

게임주의 시총이 크게 떨어진 점이 눈에 띈다. 펄어비스는 연초 3위에서 8위로 내려갔는데 주가도 69.7% 하락했다. 연초 이후 주가가 80.9%나 빠진 위메이드는 시총 순위도 6위에서 29위로 내려앉았다.

위메이드의 주가를 끌어내린 건 자체 발행 가상화폐인 '위믹스'다. 이달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위믹스가 상장 폐지되자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 2월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으나 위믹스 처분 수익에 가려진 신작 매출 부진이 부각되며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배터리 업종이 상위권으로 떠올랐다. 2차전지 관련주로 꼽히는 엘앤에프와 에코프로의 순위는 각각 4위에서 3위로, 16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주식시장에서 시총 순위가 오른 기업이 적지 않지만, 시총 규모는 대부분 줄어들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초 60조원에서 57조원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LG화학과 삼성SDI도 각각 6000억원, 2조원가량 감소했다. 올 한 해 약세장이 지속되면서다.

내년 연초 역시 종목별 대응이 필요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초 주가지수가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종목 장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이익 추정치 방향성은 여전히 하락 추세"라며 "4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1월 이후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재차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서도 이익이 상향 조정되는 종목 위주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