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실손 인상률 8.9% 확정…보험권, 내년 또 적자 우려
2022-12-21 15:38
1세대 6%, 2세대 9%대, 3세대 14%대 인상률 산출
보험권 "손해율 130% 유지…5년간 21% 이상 보험료 인상 불가피"
보험권 "손해율 130% 유지…5년간 21% 이상 보험료 인상 불가피"
내년 실손의료보험료의 평균 인상률이 약 8.9% 수준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실손 누적 적자가 커지는 상황에서 해당 인상률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내년 추가 적자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당국의 실손 가격규제가 지속될 경우 향후 대규모 판매 중단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명·손해보험협회는 그간 당국과 실손보험료 협의를 진행,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21일 밝혔다.
2009년 9월까지 판매한 1세대 실손 보험은 평균 6%, 2009년 10월~2017년 3월까지 판매한 2세대 실손은 평균 9%대의 인상률이 산출됐다. 이번에 최초로 보험요율이 조정된 3세대 실손은 평균 14%대의 인상률이 산출됐다.
그동안 보험업계는 20% 이상의 보험료 인상을 요구한 반면, 당국은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지난해 수준인 10% 안팎의 인상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험권은 실손 손해율이 워낙 심해 이번 인상률로는 내년에도 적자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손보험 적자 규모는 2020년 2조5000억원, 지난해 2조80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도 2조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업계에선 지속적인 당국의 보험료 조정 개입이 소비자 피해로 전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원칙적으로 보험료 책정은 보험사 고유 권한이지만, 실손의 경우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되고, 가입자가 4000만명에 달해 사실상 '제2의 건강보험'으로 여겨지며 당국이 요율 조정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장에 보험료가 적게 오르면 소비자들에게 이로워 보일 수 있겠으나 적자 폭이 커지면 실손 가입 장벽이 높아지거나 실손 제도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며 "기존 30여 개에 달했던 실손 판매사가 현재는 절반가량만 남은 상태며 일부 보험사에서는 건강 검사를 통해 이상 유무 판단 후 가입을 결정하는 등 사실상 신규 가입 제한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들에 자율성을 부여해 상품과 보장 구조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