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실상 기준금리 LPR 넉달째 동결

2022-12-20 12:59

[중국 100위안 지폐[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이 경기둔화 지속에도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넉 달째 동결했다. 장기화하는 부동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LPR는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금리차 축소가 부담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2월 1년 만기 LPR가 전달과 같은 3.65%로 집계됐다고 20일 발표했다. 5년 만기 LPR도 4.30%로 변동이 없다. 이로써 1년·5년 만기 LPR은 지난 8월 이후 4개월째 그대로다. 앞서 중국은 1년물 LPR을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8월 인하했고, 5년물은 지난 1월과 5월, 8월 등 올 들어 세 차례 인하했다.

LPR은 중국 내 18개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출금리 동향을 취합한 수치다. 인민은행이 LPR로 은행권 대출금리를 조절하고 있어 LPR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1년물 LPR은 신용대출, 기업대출 등 금리 산정 시 지표가 되고, 5년물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 시 기준이 된다.

이달 1년물 LPR 금리 동결은 예상됐던 바다. 앞서 15일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정책자금 금리인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가 전달과 동일한 2.75%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MLF 금리는 LPR과 연동된다. LPR은 1년물 MLF에 은행 조달비용, 위험 프리미엄 등을 가산해 산출하는 금리이기 때문에 MLF 금리를 내리면 LPR도 인하 수순을 밟는 것이다.

다만 시장에선 5년물 LPR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앞서 발표된 11월 금융 데이터에서 가계 주택담보대출이 반등세를 이어갔지만 증가세가 미약하게 나타나는 등 부동산 수요가 여전히 침체됐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로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졌다며 LPR이 인하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었다. 인민은행은 지난 5일부터 은행권 지준율을 0.25%포인트(p) 인하했다.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으로, 올 들어 두 번째 지준율 인하다.

그러나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유출되는 것을 경계해 이번에 동결을 선택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3, 14일 이틀 동안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상을 결정함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3.75~4.0%에서 4.25~4.5%로 뛰었다. 이는 15년 만에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이다. 연준은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으로 5.1%를 예상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5년 만기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부동산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30%가량을 차지할 만큼 경제의 중요 요소인데, 최근 몇년간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에 정부의 부동산 개발업체 규제까지 겹치면서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1~11월 중국 부동산개발 투자금액은 전년 대비 9.8% 감소하는 등 올해 후반으로 갈수록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부동산 부양책을 강화하겠다는 신호를 계속 내놓고 있는 것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지난 15~16일 이틀간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 발전 보장'을 천명한 데 이어 류궈창 인민은행 부총재도 17일 부동산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에 5년 만기 LPR를 추가로 낮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릴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이번 동결로 인해 내년 1월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지난 7일 갑작스럽게 방역 규제를 완화하면서 주요국 대비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상황 등을 우려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 축소된다면 위안화 압박이 줄어들면서 인민은행의 운신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