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층 아파트도 끄떡없다...은마 밑 GTX 안전 우려는 과도"
2022-12-19 17:45
[인터뷰] '국내 터널연구 전문가' 김창용 건기연 도심지하교통인프라연구단장
"지반침식 우려가 있던 제2롯데월드타워(123층·554.5m)도 대심도 60m의 강력한 암반층을 지지대로 안전하게 세워졌습니다. 은마아파트가 50층, 100층으로 지어진다고 해도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공사에 따른 지반침하, 건물 붕괴 등의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김창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도심지하교통인프라연구단장(선임연구위원·사진)은 19일 아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GTX 터널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소모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대심도 터널은 건물 기초파일을 받치고 있는 단단한 암반층 밑에서 공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아파트 하중과 지하시설물 깊이가 얼마나 됐든 GTX에 따른 위험성 논란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국내 암반공학과 터널연구에 정통한 학자로 세계 최고 터널연구소인 오스트리아 그라츠대학 터널연구소를 거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미래융합연구소장, 차세대인프라연구센터장,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 건설기술연구원 지반연구본부에서 도심지하교통인프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김 단장은 이에 대해 "지표면에서 깊게 땅을 팔수록 암반이 단단해지는데 서울은 지반이 튼튼한 편이라 지하 30m만 내려가도 콘크리트보다 최소 3.5배 이상 강도가 강한 암반층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월드타워는 서울에서 가장 지반이 약한 잠실, 석촌호수라는 핸디캡이 있었기 때문에 지표면에서 30~37m의 토사를 걷어내고, 약 30m를 더 뚫어 근입깊이가 60~67m에 달한 것"이라면서 "대치동은 잠실보다 지반이 더 단단하고 은마아파트의 경우 높이, 건물 하중, 지하주차장 깊이 등이 롯데월드타워보다 압박이 덜하기 때문에 50~60m 깊이면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게 공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TBM 공법에 대해 안전성을 자신한다면 GTX-C노선 양재역과 삼성역 구간을 직선화해야 한다는 은마 주민들 주장에 대해 김 단장은 "GTX 등 국가철도는 구분지상권 문제 때문에 국가에 소유권이 있는 도로 밑으로 설계하는 게 지금까지 관행"이라면서 "안전성이라는 건 물리적 안전뿐 아니라 행정적·법률적·경제적 문제도 포괄하는 개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학 전문가 관점에선 내 집 밑에 GTX가 얼마든지 지나가도 안전상 문제가 없다는 걸 알지만 일반 주민들 우려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 "다만 국가를 좀 더 신뢰하고, 국가철도망 사업은 사회 공익적 성격이 강한 만큼 주민들이 보다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