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尹, 한동훈 수사 당시 '눈에 뵈는 게 없냐' 고성...모멸감"
2022-12-18 21:01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2020년 4월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한동훈 법무부장관(당시 검사장)을 수사하려 하자 윤석열 대통령(당시 검찰총장)으로부터 거친 항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16일 낸 입장문에서 "2020년 4월29일 무렵 제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채널A 사건 관련자 한동훈 전 검사장을 수사할 당시, 윤석열 전 총장이 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며 "전화기 너머 윤 전 총장은 거친 말들을 쏟아내며 '니가 눈에 뵈는 게 없냐'고 소리쳤다. 그때 저는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월 한 장관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현 변호사)의 증언을 인용하며 자신의 주장에 신빙성을 높였다. 당시 한 감찰부장은 '채널A 사건'에서 한동훈 검사장의 연루 여부를 밝히기 위해 ‘감찰을 개시해야 한다. 임의 제출을 요구하고 안 되면 압수수색 하겠다’고 보고하자 윤 총장이 '쇼하지 말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채널A 사건 수사와 감찰을 방해했던 윤 전 총장은 결국 징계를 받았고, 서울행정법원은 2021년 10월 윤 전 총장에게 내려진 징계에 대해 '면직 이상의 중대비위'에 해당하므로 징계처분이 정당하다고 명확히 판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제 와서 윤 전 총장 징계 관련으로 저를 소환하고 재수사한다고 한다"며 "이미 불기소 처분되었던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어 출석을 요구하더니, 출석 요구 사실을 언론에 흘리기 시작했다"라고 검찰을 비판했다.
'윤석열 찍어내기 감찰' 의혹 사건은 윤 대통령 취임 한 달 뒤 수사가 재개됐다.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사건을 각하했는데, 윤석열 정부 출범 뒤인 지난 6월 서울고검 형사부가 재기수사명령을 내려 재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이 연구위원이 자료 전달을 승인하거나 이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 1994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이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을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과 서울고검장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인 지난 5월 검찰 내 대표적인 한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