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FOMC는 매파적… 피봇 기대감 잠시 접어라" 리서치센터장의 충고

2022-12-15 16:20
인상폭은 비둘기적, 파월 발언은 매파적
산타랠리에 찬물… 시장과 연준의 동상이몽
다만 긴축강도 정점 달했다은 인식엔 공감
"美노동지표 훼손 시점부터 금리인상 중단"
"시장 환호성 막았지만 피봇 멀지 않았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매파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점도표를 통해 2023년에도 추가 금리 인상 여지를 열어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 전환(피벗)에 대한 기대감도 잠시 접어둘 것을 권고했다.
 
금리 인상 50bp에 그쳤지만···최종 금리 전망은 상향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14일(현지시간) 12월 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인상 폭만 보면 비둘기스러운 FOMC였다고 평가해도 어색하지 않다. 4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75bp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300bp나 급격히 인상한 뒤 속도 조절에 착수한 것이기 때문이다. 10월에 이어 11월에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진정세를 보인 덕분이다. 

하지만 점도표 형상은 매에 더 가까웠다. 점도표에서 확인된 최종 금리 수준이 5.1%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위원 19명 가운데 17명이 5% 이상으로 기준금리를 제시했다. 5.00~5.25%를 제시한 위원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5.25~5.50%를 지목한 위원도 5명에 달했다. 2명은 2023년 최종 금리로 5.50~5.75%를 제시했다.

점도표는 FOMC 회의 참석자들이 익명으로 전망하는 시기별 금리를 점을 통해 보여주는 표다. 시점별로 점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에 따라 시장이 향후 해당 시점 기준금리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도 부드럽지 못했다. 산타 랠리를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파월은 물가지표 완화세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하면서도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펼쳤다. 또 2023년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며 시장의 피벗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오히려 연준의 기대보다 인플레이션이 완화되지 않았다며 높은 기준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겠다고 경고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금리 인하 기대감 일축한 12월 FOMC는 매파적"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황승택 하나증권,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정연우 대신증권, 윤석모 삼성증권, 김지산 키움증권, 김승현 유안타증권, 이경수 메리츠증권,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각 사]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12월 FOMC 회의가 매파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했지만 최종 금리 수준은 상향되고 고금리 지속 기간도 길어진 만큼 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직 연준 내에서 매파가 우세함을 알려준 FOMC 회의였다"며 "11월 FOMC와 비교해 성명서 내용도 거의 변화가 없었다. 특히 기준금리 지속적 인상(ongoing increases)이 적절하다는 문구도 유지되면서 아직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했다"고 해석했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과 연준의 동상이몽이 시작됐다"며 "시장은 경기 침체를 전망하며 2023년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연준은 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언급했다"고 정리했다.

다만 충격적인 결과는 아니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FOMC 이전에 연준 위원들이 매파적인 발언을 통해 시장에 충분히 경고를 던졌고 점도표 인상 역시 예견돼 있었다는 평가다. 또 연준의 긴축 강도가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도 재차 확인됐다. 실제로 FOMC 결과 발표 직후 급락했던 뉴욕 증시는 낙폭을 대부분 회복하며 소폭 하락으로 마감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은 2023년 1분기 금리 인상 종료 기대에는 답해주지 않았다"면서도 "결과 자체는 충분히 매파적이지만 현재 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근접하고 있으며 제약적인 영역(restrictive territory)이라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월 FOMC는 예상했던 수준의 매파적인 결과였다"며 "연준 역시 고강도 긴축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음이 확인됐다. 시장과 연준 모두 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성장(Growth)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는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2023년 금리 인하 가능성 소멸···"피벗 기대감 접어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4분기 들어 시장을 견인했던 연준 피벗에 대한 기대감을 접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증시가 2023년 1분기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하면서 상승했던 만큼 기대감 소멸로 인한 상승분 반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다. 오히려 최종 금리 수준이 상향된 만큼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왔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매파적인 FOMC에도 시장은 여전히 2023년 금리 인하 기대감을 유지하고 있다"며 "연준과 시장의 기대 간에 괴리가 큰 만큼 증시에는 비우호적인 환경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은 2023년 말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3.1%에서 3.5%로 크게 상향조정했다"며 "이를 반영해 최종 금리 수준도 4.6%에서 5.1%로 높인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금리 인하 신호는 고용지표에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인플레이션이 강한 고용으로 인한 임금 상승세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 위축에 따른 고용지표 훼손을 기다려야 한다는 전망이다.

윤창용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의 점도표와 파월 의장 발언 등을 종합하면 노동의 과잉 수요 해소를 위한 과대 긴축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과대 긴축으로 인해 노동지표 훼손이 나타나는 시점부터는 금리 인상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은 2024~2025년 금리도 각각 3.9%에서 4.1%로, 2.9%에서 3.1%로 높이며 긴축 의지를 강조했다"면서도 "경기가 위축되기 시작하면 최종 금리에 대한 이견이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매파적인 12월 FOMC 결과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단기적으로는 피벗 기대감이 약화될 수 있지만 실적 악화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4분기 실적 악화로 주가 반등은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도 "1분기 실적시즌 조정 국면을 매수 기회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금리 상승기에 고평가 부담을 덜어낸 성장주에 대한 매력이 인플레이션 수혜를 입었던 가치주 대비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발언 중요도 평가는 엇갈려···통화정책 방향성은 '시계 제로'
파월 의장 발언에 대한 증권사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먼저 대신증권과 신한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하나증권, KB증권은 긴축 의지를 강조한 발언에 주목했다. 연준이 여전히 물가 안정 달성을 위해 시장에 경고성 발언을 던지고 있다는 평가다.

정연우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위험을 매우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며 "기준금리 인상 폭 조절에도 물가 안정을 겨냥한 정책 기조나 행보에는 변화가 없다고 시사한 것"이라고 풀어냈다.

황승택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 진정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의) 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언급에 주목해야 한다"며 "계속해서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뜻을 강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은 파월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에 방점을 뒀다. 파월이 당장은 시장의 환호성을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발언을 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피벗을 시사하는 발언도 남겼다는 해석이다.

윤석모 리서치센터장은 "파월 의장은 11월 CPI가 이번 전망치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며 "이는 향후 FOMC의 인플레이션 전망과 최고 금리가 하향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경수 리서치센터장은 "점도표값 상향에도 금리 인상이 최종 수준에 근접했다는 발언이 나왔고 다음 금리 인상 폭은 데이터를 고려해 결정하겠다는 언급도 있었다"며 "향후 물가와 경기 하강 국면을 고려한 의사 결정 가능성을 높인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