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정국] 최후통첩 날린 野…"합의 불발 땐 단독 수정안"

2022-12-15 00:07
15일 예산안 처리 시한…與, 강경 기조에 합의 난항
헌정 사상 첫 野 단독으로 처리 현실화 가능성 커

김진표 국회의장(왼쪽부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오후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해 의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예산안 최종 처리 시한(15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는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최종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자체 단독 수정안을 처리하겠다며 이날 최후통첩을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최종 협상안은 없고 손해 볼 것도 없다"며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정부 예산안 야당 단독 처리라는 초유의 사태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당이) 끝내 '윤심'을 따르느라 '민심'을 저버린 채 국회 협상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고 국민감세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자체 수정안을 내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안 협상의 최대 쟁점은 '법인세·소득세법 개정안'이다. 국민의힘은 영업이익 3000억원 초과 법인에 적용되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는 정부안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이를 '초부자 감세'로 규정하며 대신 '국민 감세안'으로 맞서고 있다. 

민주당의 '국민 감세안'은 △영업이익 2억~5억원 대상 중소중견기업 법인세율 10%로 인하 △종합소득세 과세표준 최저구간 1500만원으로 확대 △월세 세액공제 비중 15% 상향 등의 내용이 핵심이다. 민주당은 국민 감세안과 함께 정부예산안(639조원)에서 예비비 등 약 4조원(0.7%)을 순감한 자체 수정 예산안을 마련했다.
 
다만 국민의힘도 강경 태도를 보이고 있어 예산안 협상은 15일 예정된 본회의 처리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헌정사상 처음으로 예산안 야당 단독 처리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또한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만의 예산안 강행 처리가 정치적 부담이 클 수 있는 만큼 연말까지 예산안 합의를 위한 진통이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최종 협상안' 제시 요구에 대해 "우리한테 최종 협상안을 내달라는 것은 우리보고 (법인세 최저세율 인하를) 양보해달라는 말 아닌가. 오히려 민주당이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