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국 내년 경제성장률 2%로 하향..."가계·기업 부채 우려"

2022-12-06 21:11
한신평 공동 콘퍼런스..."부족한 유동성, 투자 가로막아"

1금융권 금리 인상 랠리가 지속되면서 마침내 시중은행에서 연 5% 예금 금리 시대가 열렸다. 그동안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이나 일부 지방은행에서 연 5% 이상의 이자를 주는 상품은 있었지만 전국적인 점포망을 가진 시중은행에서는 연 4%대가 가장 높았다. 사진은 11월 14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정기 예금 금리 안내문 모습.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 연 2.4%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급증한 '가계·기업 부채'로 인한 유동성 하락이 투자 저하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무디스는 6일 한국신용평가와 온라인으로 공동 주최한 '신용 전망 콘퍼런스'에서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우선 무디스는 중국의 성장 둔화와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긴축적 통화 정책 등 외부 요인이 한국의 성장 전망을 위축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내부 요인으로는 가계·기업 부채를 우려하면서, 부족한 유동성이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 가계 및 기업의 부채 규모는 2016년 대비 각각 약 20% 증가했다.
 
아누슈카 샤 무디스 부사장은 "한국은 포스트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 추세가 둔화하고 있다"며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정책적 난제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정 지원이 점차 해제되면 적자와 부채를 남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급격한 부동산 시장 조정에 따른 위험은 지금으로서는 진정됐다"며 "반도체 업황 부진 역시 완충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금융업계 전반의 자산건전성 점검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노웅래 한신평 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회사채 관련 유동성은 9월 이전과 차이가 있어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캐피탈사도 A등급 이하의 경우 회사채 유동성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했고, 내년 역시 그렇다면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지원 실장은 "저축은행의 경우 정부가 예대율 완화, 은행권 예금금리 인상 자제 등 정책 대응을 하고 있지만, 건전성 우려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