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로 편입된 메리츠화재, 내년 상여금 '표준연봉 50%' 가능할까

2022-11-22 18:00
3분기 만에 역대순익 갈아치워…실적만으론 지급 가능성↑
그룹 자회사 편입 이슈 변수로…자본 재분배 불가피
자금 누출 리스크 최소화 관측…내년 IFRS17 도입 대비 영향도

[사진=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가 올해 3분기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면서 내년 초 직원 상여금 수준이 업계 최고치인 '표준연봉의 50%' 수준에 다다를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단순 실적만 놓고 보면 지급 가능성에 힘이 실리지만, 최근 메리츠금융그룹으로의 완전 자회사 편입이 결정된 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올해 초 표준연봉의 40%를 상회하는 수준의 상여금을 직원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기간 삼성화재는 표준연봉의 30%, 현대해상은 20%, DB손해보험은 33% 수준이었다. 

이를 지난해 기준 각사별 사업보고서 내 1인 평균 급여액으로 단순 환산하면 메리츠화재(평균 급여 1억187만6000원)의 상여금은 4075만400원으로,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 상여금(3803만6700원)보다 271만3700원 더 많았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의 상여금은 2160만원, DB손보는 2573만9010원으로 추산됐다. 

메리츠화재는 김용범 대표이사 부회장 취임 이후 2015년 말 1700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이 작년 말 기준 6600억원으로 6년 만에 4배 가량 성장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지난해 초에는 30%, 올해는 40%의 상여금이 책정됐다. 

특히 올해는 3분기만에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대 실적을 뛰어넘으며, 연초 50%의 상여금 책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3분기 누계 당기순이익은 72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누계 매출과 영업이익도 7조9524억원과 99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56.5% 증가했다. 아울러 지난 9월 말 기준 투자이익률은 4.6%로 업계 평균 대비 1%포인트 이상 높았다. 2019년부터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자산수익률(ROA) 또한 3.4%로 손보업계 상위사 평균(1.8%) 대비 2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보험업권 안팎에서는 김 부회장의 실용 중심 기반 '아메바경영' 방식 도입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아메바 경영은 회사 조직을 부문별 소집단으로 나눠 개개인이 경영자 의식을 갖고 조직을 굴리는 방식이다. 회사 전체 손익계산서를 부문별로 쪼개 직원이 이를 실시간 확인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까지 차별화한다. 직원수가 경쟁사 대비 절반 가량인 점도 성과금을 차별화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각사별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직원수는 2811명으로, △삼성화재 5647명 △현대해상 4061명 △DB손보 466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최근 그룹 자회사로의 편입이 결정되면서 큰 폭의 상여금 인상이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메리츠증권도 그룹 자회사로 편입, 이들의 자본 재분배가 불가피해지면서 자금 누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발맞춰 최대한 현금을 확보, 새로운 재무건정성 평가에 대비해야 하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