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첫 겨울·중동 월드컵…태극전사, 원정 16강 넘어 '더 높이'

2022-11-16 06:00
21일 개막전…32개국 29일간 열전
손흥민 출전·경기력 회복 여부 관건
E조 스페인·독일전 조별리그 빅게임

월드컵을 기다리는 카타르 국민. [사진=AP·연합뉴스]

1930년 시작해 92년 역사를 보유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11월 2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카타르와 에콰도르 경기로 개막한다.

월드컵은 4년에 한 번 열린다. 지금까지 21번 개최됐다. 카타르 월드컵은 22번째다. 열리지 않은 것은 1942년과 1946년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다.

이번 월드컵은 많은 의미가 있다. 중동에서 열리는 첫 겨울 월드컵이다. 월드컵은 매년 여름에 개최된다. 이번에는 입동을 한참 지난 겨울이다. 

개최국 날씨와 관련이 있다. 카타르의 11월 평균 기온은 29.5도다. 여름에는 44도 이상까지 치솟아 월드컵을 개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그나마 온도가 낮은 11월을 선택했다.

카타르는 자신감 넘치는 표어(놀라움을 기대하라)를 설정했다. 마스코트는 라이브(La'eeb). 중동 월드컵답게 아랍 전통 머리 장식을 콘셉트로 삼았다. 특이한 점은 발로 하는 스포츠인데 마스코트의 발이 없다. 공인구는 알 리흘라(Al Rihla)다.
 

축구팬을 환영하는 카타르 월드컵 마스코트 라이브.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겨울 월드컵을 장식하는 출전 국가는 총 32개국이다. 결승전인 12월 19일까지 29일간 열전을 펼친다. 32강은 조별 리그다. 개막일(11월 21일)부터 12월 3일까지 경기를 진행한다. 8개(A~H)조가 6경기씩 소화한다.

A조에는 개최국인 카타르를 비롯해 네덜란드, 세네갈, 에콰도르가 포진했다. 1강(네덜란드), 1중(세네갈), 2약(에콰도르·카타르)으로 평가된다. 카타르는 톱 시드임에도 조 편성이 험난하다. 개최국의 이점을 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인물로는 A매치 평균 0.5골을 기록하는 알모에즈 알리, 바르셀로나 듀오 멤피스 데파이·프렝키 더용 등이 있다.

B조에는 잉글랜드, 미국, 이란, 웨일스가 포함됐다. 잉글랜드는 1강으로, 나머지는 3중으로 평가받는다. 혹자는 4중으로도 봤다. 웨일스는 64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1998년 스코틀랜드 이후 24년 만에 잉글랜드를 제외한 영국 소속 국가대표팀의 진출이다. 주요 선수는 손흥민의 단짝 해리 케인, 캡틴 아메리카라 불리는 크리스천 풀리식, 월드컵을 보고 달려온 개러스 베일 등이다.

C조는 아르헨티나,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폴란드다. 일각에서는 1강(아르헨티나), 2중(멕시코·폴란드), 1약(사우디아라비아)으로 봤다. 아르헨티나에는 리오넬 메시가 있다. 월드컵을 노린다. 현재 최고 공격수 중 한 명인 폴란드 레반도프스키와 벌이는 한판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르헨티나 응원단, 현지 응원 시작. [사진=AP·연합뉴스]

D조는 프랑스, 호주, 덴마크, 튀니지로 편성됐다. 2강(프랑스·덴마크), 1중(튀니지), 1약(호주)으로 평가된다. 프랑스 지휘봉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이끈 디디에 데샹이 맡았다. 최고의 공격수 킬리앙 음바페와 호흡을 맞춘다. 골키퍼는 손흥민을 아빠처럼 안아주는 위고 요리스다. 프랑스를 위협하는 선수는 덴마크 카스페르 돌베르와 크리스티안 에릭센이다. 

지난 4월 2일 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일본 중계진은 "한국"을 외쳤고 한국 중계진은 "제발 피해라"를 외쳤던 순간이 있었다. 한 방송사의 중계를 맡았던 안정환은 손을 떨기까지 했다.

추첨을 맡은 카타르 축구 전설 아델 아메드 말릴라가 붉은색 종이를 펼쳤다. 선명하게 쓰여 있는 JAPAN(일본). 일본 중계진은 탄식했고 한국 중계진은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억누르며 묘하게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바로 '죽음의 조'라 불린 E조다. 이 조는 스페인, 독일, 코스타리카, 일본으로 편성됐다. 강·중·약은 극명하게 갈린다. 2강(스페인·독일), 2약(일본·코스타리카)이다. 스페인에서는 알바로 모라타와 페드리가 선봉에 선다. 독일은 탄탄하다. 러시아 월드컵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재무장을 했다. 토마스 뮐러와 요주아 키미히가 나섰다. 골키퍼는 명장 마누엘 노이어다. 이들의 공격을 막을 선수는 도미야스 다케히로다. 일본 최고의 수비수로 아스널에서 뛰고 있다. 

독일은 4년 전 한국에 덜미를 잡히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래서인지 한지 플릭 독일 대표팀 감독은 "일본은 얕볼 수 없는 상대"라고 경계했다. 

F조에 편성된 국가는 벨기에, 캐나다, 모로코, 크로아티아다. 벨기에와 크로아티아가 강, 나머지는 중으로 평가된다. 어떤 국가가 16강에 갈지 판단하기 어렵다.

벨기에는 라인업이 강력하다. 로멜루 루카쿠와 케빈 더브라위너, 티보 쿠르투아가 버티고 섰다. 크로아티아는 이반 페리시치와 루카 모드리치로 맞선다. 캐나다에는 데이비스, 모로코에는 유세프 엔네시리가 있다.

G조는 브라질, 세르비아, 스위스, 카메룬이다. 일각에서는 1강(브라질), 2중(스위스·세르비아), 1약(카메룬)으로 봤다. 브라질은 만년 우승 후보다. 역대 월드컵 최다 우승 기록(5승)도 보유하고 있다. 네이마르 주니오르와 카세미루, 베커가 출전한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로고를 가리키는 손흥민. [사진=KFA]

대한민국이 포함된 마지막(H) 조에는 포르투갈, 가나, 우루과이가 있다. 혹자는 1강(포르투갈), 1중(우루과이), 2약(대한민국·가나)으로 봤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자국(포르투갈)을 상대로 체스 말을 옮긴다.

지난 12일 벤투 감독은 카타르 올림픽에 출전하는 26명을 발표했다. 발표를 앞두고 안면 부상을 당한 손흥민은 '마스크'를 언급하며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그 모습을 본 벤투 감독은 손흥민과 이강인을 명단에 넣었다. 반면 아이슬란드와 치른 친선전에서 발목을 다친 박지수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26명 구성은 포워드 2명, 미드필더 12명, 수비수 9명, 골키퍼 3명이다.

16강은 12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8강은 12월 10일부터 11일까지, 4강은 12월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3·4위 전은 사흘을 쉬고 12월 18일 개최된다. 대망의 결승은 12월 19일이다.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개최된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위에 올랐다. 홈에서 기록한 역사상 최고 순위다. 원정 최고 순위는 16강 진출이다. 8년 뒤인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다. 사상 첫 원정 16강 기록으로 남아 있다. 2014년과 2018년은 각각 조별리그 1무 2패, 1승 2패로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명단 발표 당시 발언하는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KFA]

벤투 감독은 "상대가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다. 세 국가 모두 강한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 수준 높은 경기를 한다. 월드컵을 위해 긴 시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 부임 이후 첫째 목표는 월드컵 본선 진출이었다. 그 목표는 달성했다. 이제는 첫 경기에 집중할 것이다. 첫 경기 전까지 팀 훈련을 하고, 경기 후 회복 훈련을 할 것이다. 경기별로 맞는 전략을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에 벤투 감독은 "본선을 앞둔 현재 걱정은 전혀 없다. 걱정은 월드컵 마지막에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이제 프로페셔널하고 경건한 자세로 가장 큰 대회인 월드컵을 즐기겠다"고 했다.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최종 명단

GK=김승규(알샤바브), 조현우(울산 현대), 송범근(전북 현대)
 
DF=김민재(SSC 나폴리), 권경원(감바 오사카), 김진수(전북 현대), 김영권(울산 현대), 홍철(대구FC), 조유민(대전하나시티즌), 김문환(전북 현대), 윤종규(FC서울), 김태환(울산 현대)  
 
MF=황인범(올림피아코스), 정우영(알사드), 이재성(마인츠05), 정우영(SC프라이부르크), 손준호(산둥 타이산), 백승호(전북 현대), 권창훈(김천 상무), 이강인(마요르카),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나상호(FC서울), 송민규(전북 현대)  
 
FW=황의조(올림피아코스), 조규성(전북 현대)  


▲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경기 일정

1경기 대한민국-우루과이 11월 24일 오후 10시
2경기 대한민국-가나       11월 28일 오후 10시
3경기 대한민국-포르투갈 12월 3일 자정

경기장 : 카타르 아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수용 인원 4만명, 완공 2020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