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메타 전직원에 "1만1000명 해고" 메일…전체 13% 해당

2022-11-10 09:06
당초 외신 예상한 수천명 해고보다 훨씬 커
틱톡과 경쟁·메타버스 투자 등 원인
"성장에 대한 자신감으로 직원 과잉 채용"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사진=연합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규모가 큰 1만10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9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전 6시에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전체 직원 8만7000명의 13%에 달하는 1만10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 CEO는 메일을 통해 "오늘 메타의 역사에서 가장 어려운 변화를 공유하겠다"며 "재량 지출을 줄이고 현재의 고용 동결을 내년 1분기까지 연장해 슬림하고 효율적인 회사가 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초 예상됐던 구조조정 인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앞서 지난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메타가 수천명의 직원을 해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메타가 대규모 인원 감축에 나서는 이유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매출 하락세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 지난달까지 4만2000여 명을 고용했다. 그러나 광고 매출 등이 하락하면서 올해 들어 주가가 70%나 떨어졌다.

중국 동영상 공유서비스 틱톡(TikTok)과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지난 2월에는 사상 처음 월평균 활성 이용자 수가 감소하기도 했다. 메타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 감소한 277억1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저조한 성과를 냈다.

WSJ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전날 임원회의에서 성장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으로 직원을 과잉 채용한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로리 골러 메타 인적자원 담당은 이 자리에서 구조조정 대상이 된 직원들에게는 최소 4개월 치 월급을 퇴직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메타가 지난해 초부터 메타버스 프로젝트에 94억 달러를 투자했다"며 "이 엄청난 투자로 인해 앞으로도 회사의 손실이 매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예상보다 큰 규모의 해고 소식에 개장 전 거래에서 메타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가량 상승한 채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