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 6개월] 시작부터 레임덕 지지율...정국운영 과제 셋 '지지율·참모진·與 장악력'

2022-11-10 04:01
줄곧 30% 지지율... 50% 이상 기간 3주 불과
野 인사 문제 거론 "尹 대통령 책임져야"
연이은 참모들 발언 논란도 아킬레스건
총선 앞두고 당내 非尹 결집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 헌화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 6개월을 맞았지만 지지율은 '레임덕(권력누수) 경계선'인 30%대에 머물고 있다. 청와대를 나와 용산 대통령실로 옮기면서 국민과의 소통에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지만 윤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9일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족한 점이 많고, 아쉬운 점을 충족시켜드리지 못한 6개월"이라고 반성하면서 "남은 4년 6개월은 무너진 국가를 다시 세우고, 국민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윤석열 정부의 비전과 정치적 지향점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5월 10일 취임 후 50%의 지지율을 달성한 것을 정점으로 이후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이어졌다.  
 
①尹 대통령, 취임 후 지지율 추락...30%대 기록
  

지난 7일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닷새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4.2%, 부정 평가는 62.4%로 나타났다. 전주보다 긍정 평가는 1.5%포인트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0.7%포인트 상승했다. 
 
취임 후 윤 대통령 지지율을 살펴보면 50%를 넘긴 것은 취임 후 단 3주에 불과했다. 첫 데드크로스는 6월 4주차(6월 20~24일)다. 긍정평가 46.6%, 부정평가 47.7%로 오차범위 내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섰다.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는 '인사 논란'과 '당 장악력 부재' 등이 꼽혔다.  
 
해당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다. 무선(97%)·유선(3%)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4.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②'웃기고 있네' 논란...尹 대통령 '책임론' 가열
 
특히 '인사 문제'는 윤석열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능력주의'를 표방했지만, 대통령실 참모진뿐만 아니라 내각 인사, 고위 공무원 상당수가 검찰과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집중돼 있다.

참모진의 정무적 감각도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외신과의 기자회견에서 '부적절한 농담'으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을 미리 배치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주고받은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오전 당 최고위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진지한 성찰과 사과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정부는 참사 진실을) 숨기려 하지 말라. 숨긴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다시 촛불을 들고 해야 하나"라고 압박했다. 
 
③당내 '비윤' 세력 결집 가능성 제기..."참모진 대통령 뒤에 숨어"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장악력도 한계에 봉착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의 이른바 '체리따봉' 문자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이준석 체제가 무너지고 국민의힘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으로 대표되는 이들이 당내 주도권을 확보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이태원 참사'로 중단됐던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가동하면서 당내 비윤 세력이 결집할 공간이 마련됐다. 당의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유력한 TK(대구·경북) 지역구 의원들과 달리 접전지인 수도권 지역 의원 및 원외 위원장들 사이에선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해 대통령과 당이 거리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에게 "진영 논리를 떠나 적재적소에 인사를 배치해야 한다"며 "검찰 관련자가 아닌 포괄적인 인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사건이 발생하면 참모진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는데 대통령 뒤에 숨어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결국 모든 화살이 대통령에게 꽂히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