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경색·부동산 빙하기에... 연내 분양 나서는 둔촌주공, 흥행 성공할까

2022-11-09 08:06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공사재개를 알리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아파트가 다음 달께 일반분양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청약시장에서도 '미분양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둔촌주공이 암울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내년 1월께 예정했던 일반분양 일정을 한 달가량 앞당기기 위해 관련 일정을 서두르고 있다. 강원 '레고랜드' 발 채권시장 경색으로 각종 금융비용이 늘어난 데다 내년에도 부동산 시장 침체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둘러 청약을 시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둔촌주공은 사업비 7000억원의 만기를 앞두고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7231억원을 조달했다. 차환발행금리가 11.79%에 달한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둔촌주공 조합이 분양가격 승인을 요청한 상태고, 이달께 분양가 심사가 열릴 예정"이라면서 "원안대로 갈지, 보류 및 조건부 가결이 될지 심사위원들의 평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사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최종 분양가액 검토까지는 일주일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일반분양 속도가 생각만큼 빠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둔촌주공 조합은 3.3㎡(평)당 분양가를 3900만원대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가가 이대로 확정되면 전용면적 59㎡는 10억원대, 전용 84㎡ 분양가는 12억~13억원대가 예상된다. 앞서 정부가 민간 분양에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분양가 수준을 기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인 만큼 전용 59㎡과 전용 84㎡ 일부 물량은 중도금 대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둔촌주공의 입지가 뛰어난 만큼 흥행에 성공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단지 인근에 올림픽공원이 있고, 강남이나 송파 등에 있는 주요 업무 시설도 가까우며, 학군도 괜찮다는 점에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요인이 많다"면서 "집값이 더이상 급락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향후 둔촌주공은 20억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분양가 메리트가 충분하다고 본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둔촌주공의 청약 성적표가 향후 부동산 경기를 가늠할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가뭄에 시달리는 서울에서 오랜만에 대규모 물량이 공급되는 데다 입지와 분양가 메리트가 뛰어난 만큼 청약 고점 대기자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둔촌주공은 총 1만2032가구 규모로 일반분양 물량만 4776가구에 달해 송파구 매머드급 단지인 헬리오시티(일반분양 1558가구), 잠실파크리오(일반분양 864가구)보다도 배 이상 많다.
 
때문에 청약이 흥행할 경우에는 둔촌주공의 분양가가 집값의 안전마진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에는 수요자들은 물론 건설사들 역시 앞으로 더욱 보수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강동구 둔촌주공 인근 J중개업소 대표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둔촌주공 분양을 기다리는 수요자가 많았지만 최근 분위기에서는 심리적으로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미분양이 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지만 물량 자체가 많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고, 분양성적이 향후 분양 흐름의 바로미터 기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