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살해 뒤 갈대밭 도주한 40대…경찰 조사서 범행 일부 인정

2022-11-04 16:48
"병원 보내려 해서…살해 의도 없었다" 진술
범행 경위는 횡설수설하며 조사 비협조
경찰, 국과수에 아버지 시신 부검 의뢰

[사진=연합뉴스]

아버지를 살해하고 달아났다가 갈대밭에서 경찰에 붙잡힌 40대가 범행을 일부 인정했다.

4일 전북 고창경찰서에 따르면 존속살해 혐의로 긴급체포된 A(40)씨는 "(부모님이) 병원에 보내려고 해서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정신병력이 있는 A씨는 과거 3차례 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그렇다고 왜 살해까지 했느냐"는 경찰의 물음에는 "발로 차고 몇 대 때리기는 했지만, 아버지가 죽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는 식으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 밖에 범행 경위에 대해서는 욕설하거나 횡설수설하며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이날 오전 4시께 고창군 공음면 한 주택에서 아버지(76)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이후 트럭을 타고 전남 방면으로 도주했으며, 경찰은 범행을 목격한 어머니의 신고를 받고 그를 전국에 수배했다.

A씨는 도로에 설치된 검문소를 보고 차에서 내려 인근 갈대밭으로 달아났으나 뒤쫓아온 형사들에게 금세 붙잡혔다.

그는 오전 9시 30분께 전남 영광군 한 갈대밭에서 우거진 갈대 사이에 몸을 숨기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아버지 안면부에 깊은 상처가 집중된 점으로 미뤄 폭행이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머그잔 등 식기류를 확보하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 진술 내용 등은 밝히기 어렵다"며 "범행 경위와 동기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