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찐 전기차' 품은 XM3 하이브리드…유럽이 반할만 하네

2022-11-04 13:40

XM3 하이브리드 전면 [사진=권가림 기자]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전동화 시대를 맞이해 칼을 빼들었다. 유럽 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XM3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국내에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친환경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달 28일 출시한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라는 평가를 받으며 이미 사전계약만 5000대를 넘어섰다. 

지난 2일 부산 기장에서 울산 범서읍을 왕복하는 코스로 인스파이어(e-시프터) 트림을 시승해봤다. 

일렉트릭 오렌지와 웨이브 블루 색상의 차량은 멀리서 봐도 한눈에 독특한 개성을 뽐냈다. 기존 화이트와 블랙, 그레이 색상의 차량보다 신선하고 젊어 보였다. 미세한 펄이 적용돼 햇빛에 반사될 때마다 오로라를 품은 듯한 느낌을 줬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대표는 "웨이브 블루는 친환경 이미지를, 일렉트릭 오렌지는 다이내믹 이미지를 더해준다"고 설명했다. 
 

XM3 하이브리드 측면 [사진=권가림 기자]

기존 XM3 모델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전면부 범퍼다. XM3 하이브리드에는 F1 다이내믹 블레이드 범퍼가 적용됐다. F1 머신 등 고성능 차량의 공기 흡입구가 연상되는 형상을 해 '달릴 준비가 돼 있다'고 외치는 듯 했다. 휠은 검은색과 크롬 색상이 대비되는 디자인으로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느낌을 표현했다.
 

XM3 하이브리드 실내 [사진=권가림 기자]

탑승하니 9.3인치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가 눈에 띄었다. 차체가 소형이다보니 양옆으로 길게 늘인 디스플레이보다 세로형이 더 넓은 공간감을 주는 것 같았다. 육각형의 스틱은 작고 귀여웠다. 스틱을 잡으면 계란을 쥔듯한 동그스름한 손 모양이 저절로 만들어진다. 
 

XM3 하이브리드 스마트 키 [사진=권가림 기자]

르노 로고가 들어있는 화이트 색상의 납작한 스마트 키도 매력으로 다가왔다. 센터 콘솔에는 차량 키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됐다.  

시동을 걸고 울산을 향해 달려봤다. 주행감은 물 위를 미끄러지듯 차분했다. 내연기관이 개입하지 않고 EV 모드로 주행됐기 때문이다. EV모드에서 가솔린 엔진이 개입될 때 꿀렁거림은 미미하게 느껴졌다. 
 

XM3 하이브리드 계기판 [사진=권가림 기자]

가솔린 엔진 개입이 싫고 전기차 모드로 주행하고 싶다면 센터 디스플레이 아래 위치한 'EV' 버튼을 누르면 된다. 다만 50km 이상으로 일정 시간 가속하면 자동으로 EV모드가 풀린다. 르노코리아가 가장 전기차다운 하이브리드차라고 자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V모드를 달릴 때는 물론이고 가솔린 엔진으로 달릴 때도 정숙성이 뛰어났다.

네비게이션은 T맵이 기본 적용돼 굳이 핸드폰과 연결하지 않아도 된다. 인카페이먼트 시스템도 탑재돼 있다. 차 안에서 편의점, 식당, 카페,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주문하고 결제까지 하는 커넥티비티 서비스다. 

스티어링 휠 뒤에는 방향 지시 레버 외에도 라디오, 음악을 탐색할 수 있는 레버가 숨어있다. 하지만 이 레버들은 스티어링 휠과 떨어져 있어 조작하기가 다소 불편했다.  
 

XM3 하이브리드 휠 [사진=권가림 기자]

스틱을 한번 더 내리면 D모드에서 B모드로 변환된다. B모드는 더 강한 회생제동을 제공한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몸이 살짝 앞으로 나갈 정도의 회생제동 세기다. 회생제동 세기 조절 기능은 없어 차가 밀리는 구간에서 주로 사용할 것으로 보였다. 

XM3 하이브리드는 일반 주행모드에서 빠르게 치고 나가지는 못했다. 60~70km 속도에 이른 이후부터 속력은 천천히 올라갔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니 그나마 100km 이상으로 빠르게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XM3 하이브리드 2열 [사진=권가림 기자]

2열 공간은 쿠페형 모델인 만큼 헤드룸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 여자 주먹 한개 반이 들어갈 정도다. 내부의 수납공간도 많지 않다. 센터콘솔 박스는 330ml짜리 맥주 한캔이 들어갈 정도로 작다. 

하지만 트렁크 공간은 487리터로 동급 하이브리드 모델 대비 넓었다. 트렁크 자동 열림·닫힘 기능은 없다. 대신 쉽게 트렁크 문을 닫을 수 있도록 손잡이가 내장돼 있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7.4km로 실제 주행에서는 15.2km가 나왔다. 
 

XM3 하이브리드 트렁크 [사진=권가림 기자]

기존 현대차 '코나'와 기아 '니로'가 분할한 국내 소형 승용형 다목적차(SUV) 하이브리드 모델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것이 분명하다. 뛰어난 정숙감과 젊은 디자인, 3000만원대의 가격은 시장 주목도를 한층 끌어올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전기차 경험도 동시에 느껴볼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XM3 하이브리드는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적용해 트림별로 ▲RE 3094만원 ▲INSPIRE 3308만원 ▲INSPIRE(e-시프터) 3337만원에 판매된다.
 

XM3 하이브리드 [사진=권가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