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예상을 깨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전날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며 미국 증시가 요동쳤다. 파월 의장이 최종금리가 애초 예상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시사한 뒤 시장은 내년 봄께 미국 기준금리가 최대 5.5%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6.51포인트(0.46%) 하락한 3만2001.25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39.80포인트(1.06%) 밀린 3719.89로, 나스닥지수는 181.86포인트(1.73%) 떨어진 1만342.94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의 11개 부문은 기술(-3%), 커뮤니케이션 서비스(-2.83%)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임의소비재 -0.88% △필수소비재 -0.33% △금융 -1.07% △헬스케어 -0.44% 등을 기록했다. △에너지 2.04% △산업 1.04% △원자재 0.78% △부동산 0.01% △유틸리티 0.45%는 상승했다.  

전날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3.75~4.0%로 결정하자,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2년물 국채 금리는 4.70%를 넘어서며 2007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날 아시아 시장에서는 장중 한때 미국 2년물 국채 금리가 5.1%를 찍기도 했다. CNBC는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의 데이터를 인용해 2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5.1%를 찍었다가 4.6804%에 안착했다며, 갑자기 급등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고 짚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0.09%포인트 오른 4.15%를 기록했다. 장중 4.21%를 찍으며 10월 25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오안다의 애널리스트인 에드 모야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미국 증시에 계속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시장이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를 소화할 때까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인상 중단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기준금리 정점인 최종금리가 9월 제시한 4.6%보다 높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다"며 "지난 회의 이후 나온 데이터를 봤을 때 최종금리 수준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최종금리가 내년 봄께 5%를 넘길 것으로 본다.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금리 인상률 전망에 따르면 4일 오전 6시 55분께(한국시간) 내년 5월에 미국 기준금리가 5.25~5.5%에 달할 가능성은 32.1%에 달한다. 한 주 전만 해도 해당 가능성은 3.3%에 그쳤었다.  

다만, 파월 의장이 속도조절을 언급한 만큼 오는 12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가능성은 50.4%에 달한다. 

시장은 4일 밤 9시 30분(한국시간)에 발표되는 10월 비농업 고용지수를 주목한다. 탄탄한 고용이 계속되는 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약한 고용 지표가 나와야 시장은 환호할 것으로 보인다. 

50파크 인베스트먼츠의 최고경영자(CEO)인 애덤 사르한은 연준의 피벗을 보기 위해서는 고용 시장의 악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실업률이 높아져야 한다"며 "그게 현실이다. 사람들의 일자리가 사라졌을 때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하는 행위를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과 로큐는 각각 7.66%, 4.57% 하락했다. 애플은 4.24% 떨어졌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며 1989년 이후 가장 큰 인상을 단행한 후 유럽 주식은 거의 1%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는 1.46% 상승했다. 유로화는 0.1% 하락한 1유로당 0.9748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중국이 코로나19 규제를 고수하고 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따라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약 2% 하락했다. 브렌트유 선물(근월물)은 1.5% 밀린 배럴당 94.67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근월물)은 2.0% 하락한 배럴당 88.17달러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