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임시주총' 삼성, 이사회 독립성 조기 확보…남은 건 이재용 '등기이사' 복귀

2022-11-04 07:00
뉴삼성 만들 '新 이사회' 구축 마무리…내년 3월 정기 주총서 '등기이사' 선임 가능성

삼성전자가 ‘뉴삼성’으로 거듭나기 위해 속도를 낸다. 이재용 회장 체제하에서 경영의 핵심을 논할 이사회를 조기에 구축하면서다. 이를 통해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향후 내년 3월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까지 이뤄질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서천연수원에서 제54기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부회장)를 비롯해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사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가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 건 2016년 10월 27일 이후 약 6년 만이다. 올해 갑작스럽게 이사회에 결원 2명이 생기면서 공석을 채우기 위해 신규 사외이사 선임 안건들을 상정한 자리였다.
 
이번 신규 사외이사 선임으로 다시 상법상 규정인 ‘이사 총수의 과반수 이상’이라는 사외이사 규정에 부합하게 됐다. 현재 이사회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한화진·박병국 사외이사가 사임하면서 사내이사(5명)가 사외이사(4명)보다 많아진 상태였다.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면서까지 사외이사를 신속히 선임하고 나선 데는 뉴삼성을 만들어 나갈 토대를 빠르게 마련하고자 했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내년 3월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해도 법적 리스크 등과 관련해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이사회를 조기에 구축해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이재용 회장 체제에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한 부회장은 “사외이사를 조기에 신규 선임해 사외이사의 이사 총수 과반 요건을 충족시키고,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사외이사로 선임된 허은녕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부원장,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각각 에너지와 경제통상 분야 전문가다. 향후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대한 적극 대응을 비롯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자 이들을 선임했다는 해석이다.
 
한 부회장은 허은녕 사외이사의 향후 역할과 관련해 한 주주의 질문에 “허은녕 후보는 환경 관련 경제 및 정책 분야 최고 전문가”라며 “최근 ESG가 한층 더 중요해지고 있는데 환경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사 환경 경영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뉴삼성을 구축하기에 앞서 이제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수순만 남게 됐다. 가장 유력한 등기이사 취임 시기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다. 이렇게 되면 이 회장은 이사회 일원으로서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고 그에 따른 책임경영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2016년 10월 이 회장은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하지만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2019년 10월 임기 만료 후 계속 미등기 임원으로 지냈다.
 

3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서천연수원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임시 주주총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부회장)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