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강한 고용, 연준 '피벗' 기대에 찬물…3대 지수 하락

2022-11-02 06:37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초긴축에도 불구하고 미국 고용시장이 여전히 탄탄하자,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연준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더 높게 그리고 더 오래 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며, 피벗(정책 전환) 기대감이 사그라들었다. 

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75포인트(0.24%) 하락한 3만2653.20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5.88포인트(0.41%) 떨어진 3856.10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97.30포인트(0.89%) 밀린 1만890.85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의 11개 부문은 △임의소비재 -1.35% △필수소비재 -0.28% △산업 -0.06% △부동산 -0.21% △기술 -0.86%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1.81% 등은 하락했다. △에너지 0.99% △금융 0.41% △헬스케어 0.06% △원자재 0.24% △유틸리티 0.4%는 상승했다. 

상승세로 시작했던 3대 지수는 강한 고용 지표에 하락 전환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슈왑센터의 트레이딩 및 파생 상품 담당장인 랜디 프레드릭은 "좋은 소식(경제 지표)이 나올 때마다 연준이 긴축을 더 강화하고 더 오래 유지할 것이란 의미여서 시장은 좋아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이란 사이클 내에 있다"고 말했다. 

미 노동부의 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채용공고는 약 1071만7000건으로 전월보다 43만7000건 증가했다. 팩트셋의 예상치였던 985만건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에도 인력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 임금 하락과 수요 완화는 인플레이션 억제 영향을 발휘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고용 시장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2로 시장의 예상치인 50.0을 웃돈 점도 연준 피벗 기대에 찬물을 부었다.

3일 새벽(한국시간)에는 연준이 금리 결정을 발표한 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한다. 0.75%포인트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파월 의장의 발언이 중요할 전망이다. 

뉴욕 라이프 인베스트먼츠의 경제학자이자 전략가인 로렌 굿윈은 투자자들이 연준의 피벗에 대한 기대감이 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이달 0.75%포인트, 12월에 0.5%포인트를 각각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인상 폭 축소가 큰 변화의 시작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굿윈은 "연준의 일시 중지는 피벗과 다르다"며 "연준이 내년에 완화적 기조로 완전히 선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CNBC에 말했다. 

굿윈은 연준 피벗을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억제됐음을 보여주는 수개월간의 데이터가 필요한 점을 짚으며 "연준이 방향을 전환하기 전에 임금 상승률이 반전되는 분명한 신호를 보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는 "노동 시장이 여전히 탄탄하고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끈적끈적하다면 금리는 더 높게 그리고 더 오래 유지돼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 피벗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이크 윌슨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기업 실적이 더 떨어져야 증시가 바닥을 칠 것으로 봤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0.027%포인트 하락한 4.05%를 기록했고, 2년물 국채 금리는 0.044%포인트 오른 4.5447%를 기록했다.

고용 지표 발표로 시작된 하락세는 기업들의 실적 보고에 손실이 일부 완화됐다. 매출 증가를 발표한 우버의 주가는 12%나 급등했다. 우버 주가가 오르자 리프트의 주가도 3.48% 상승했다. 

중국이 도시 봉쇄 위주의 코로나 방역 조치의 단계적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루머에 에너지주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올랐다. JD닷컴은 3.08%, 알리바바는 3.59% 상승했다. 

아마존과 애플은 각각 5.52%, 1.75% 하락했다.

유가도 중국의 방역 완화 검토 루머에 상승했다. 브렌트유 선물(근월물)은 1.98% 오른 배럴당 94.65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근월물)은 2.13% 오른 배럴당 88.37달러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