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종민 트립닷컴 한국지사장 "코로나에 해외여행 초토화…현지여행으로 극복"

2022-11-04 00:00
한국 현지고객 위해 코레일과 제휴…검색·예매 서비스 제공
코로나 이후 국내·해외여행 비중 2대8에서 8대2로 바뀌어
플로깅 캠페인 등 '지속가능한 여행' 위해 끊임없이 고민
숨은 명소 찾아 떠나는 '하이퍼 로컬 여행'…호캉스도 인기
24시간 모니터링 전담팀 구성…고객 서비스 강화 위해 노력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 자리한 트립닷컴 한국지사 사무실에서 홍종민 지사장을 만났다. [사진=기수정 기자]

예기치 못한 감염병이 전 세계 여행시장을 순식간에 마비시켰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이 잇따라 국경을 봉쇄하면서 하늘길이 막혔고, 각국을 오가는 여행자 발길이 뚝 끊겼다. 

길게는 몇 개월 지나면 차차 수그러들 것이란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전례 없는 역병은 '장기전'을 예고했고, 외부 요인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여행업계 매출은 제로로 수렴하며 그야말로 쑥대밭이 돼 버렸다. 

홍종민 트립닷컴 한국지사장(49)은 여행업계가 초토화됐던 코로나 확산 첫해인 2020년 12월 부임했다. 부담감도 상당했지만 그 안에서 '기회'를 엿봤고,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트립닷컴이 그리고 홍종민 지사장이 주목한 것은 '현지화'였다.

하늘길이 막힌 만큼 해외여행 상품에 집중할 때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고객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며 존재감을 키워 나갔다. '현지화 전략'은 올해 설립 5주년을 맞은 트립닷컴 한국지사가 일찌감치 안정 궤도에 접어들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3년 만에 좀처럼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여행 빗장이 드디어 풀렸다. 각국이 여행 규제를 풀면서 멈췄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기 시작했지만 홍 지사장이 여전히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운영 전략이다. 

지난 10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진동 한국지사 사무실에서 만난 홍종민 지사장은 "현지 특성에 맞는 고객 서비스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고객들이 믿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원스톱 여행 플랫폼으로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지사 설립 5년, 부임 2년···남다른 '2022년'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2001년 다국적 기업 존슨앤드존슨과 글로벌 컨설팅 기업 등에 몸담으며 기업 전략과 디지털 마케팅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그가 글로벌 OTA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14년이다. 익스피디아에서 숙박 파트너 서비스 본부장으로 일하면서 한국 시장 내 익스피디아 입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법인 인수와 에어텔 패키지, 멤버십 프로그램 등을 주도하며 OTA업계 경력을 쌓아온 그는 2017년부터는 아고다에 합류해 마케팅 프로그램과 호텔 소싱팀을 함께 이끌다 2020년 12월 트립닷컴 한국지사 지사장으로 임명돼 지사 안정화에 힘을 실었다.

"트립닷컴 한국지사가 설립된 지 올해로 5년 됐습니다. 여행과 숙박, 체험(액티비티)을 모두 갖춘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라는 장점이 여행객 니즈를 잘 충족시켰고 이는 지사 안정화를 이끌었죠."

홍 지사장은 트립닷컴 운영 시스템과 고객 서비스에 대해 무한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지사도 당연히 한국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활발히 선보이고 있다"고 운을 뗀 홍 지사장은 "본사는 물론 나라별 지사마다 마케팅 조직을 탄탄하게 갖추고 있다. 특히 고객 서비스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각국 고객 니즈에 맞는 적합한 상품을 제공해 이용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지사장은 "24시간 고객센터 운영은 기본이다. 그 밖에 상품을 원화로 결제해도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OTA 중 유일하게 코레일과 제휴해 온라인 검색·예매 서비스를 선보이는 곳은 아마 트립닷컴밖에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극심했을 때 부임한 만큼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삼았습니다. 국내 고객에게 집중하고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와 협업을 하기도 했지요."

어려운 시기에 부임한 후 1년을 쉼 없이 달려온 그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시스템이나 서비스를 재정비했다. 또 국내 고객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았기에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코로나19 위기 극복

코로나19 확산 후 고사 위기에 직면한 다수 여행사는 저마다 회생 방안 마련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하늘길이 막히자 내국인 여행객에 초점을 맞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트립닷컴은 지속적으로 '로컬 포커스, 글로벌 비전'을 이야기해왔다. 철저히 현지화 전략에 힘을 쏟은 것이다. 

홍 지사장은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국내와 해외 예약 비중이 2대8이었는데 현재는 8대2가 됐다"며 "물론 환경적 요인이 있겠지만 트립닷컴이 현지화 전략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제공한다는 것을 이해해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지사장은 "현지 고객들이 상품 예약을 편리하게 이용하고 믿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더 나아가 필요한 부분에 대한 서비스를 제때 잘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트립닷컴의 중요한 전략"이라며 "바로 트립닷컴이 자체 커뮤니티인 '트립모먼트'를 만든 것도 현지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립모먼트는 전 세계 여행자가 서로 여행 정보를 공유하고 나만의 여행 스토리를 만들어 추억을 기록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익숙한 고객 특성을 고려해 기획했다.

그는 "트립모먼트를 통해 여행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이벤트도 진행하며 한국 고객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며 "이처럼 트립닷컴만의 경쟁력을 확보해 다수 글로벌 OTA와 경쟁해 뒤처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 자리한 트립닷컴 한국지사 사무실에서 홍종민 지사장을 만났다. [사진=기수정 기자]


◆코로나 후 바뀐 여행 판도···지속 가능한 여행에 초점

코로나19 확산 후 확 바뀐 여행 판도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 후 확실히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여행도 환경에 초점을 맞춘, 지속 가능한 여행이 대세 트렌드로 부상했지요. 트립닷컴은 이에 발맞춰 지속 가능한 여행이나 플로깅(쓰담 달리기) 캠페인에 대한 부분을 전사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홍 지사장은 "한국지사는 호텔과 협업해 플로깅 행사에 고객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하고 있다"며 "트립닷컴 자체적으로 직원들과 플로깅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 지사장은 "그 밖에 양극화된 여행법도 바뀐 트렌드다. 예전엔 '가성비'에 초점을 맞췄다면 코로나19 확산 후에는 억눌린 여행 욕구를 '럭셔리 호캉스'에 쏟는 이들도 크게 늘었다. 이 밖에 근교 숨은 명소 등을 찾아 나서는 '하이퍼 로컬 여행지'도 코로나 이후 인기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풀린 여행 빗장···초심 잃지 않는 것이 '중요'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각국이 여행 빗장을 풀고 있다. 감염병 확산 이후 현지화·고객 서비스 강화에 큰 비중을 두고 지사를 운영해온 홍 지사장은 "일상 회복 후에도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앞으로도 현지화·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 지사장은 "세상에 100% 완벽한 서비스는 없겠지만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 제공을 게을리할 수는 없다"며 "고객 불만이나 그들이 원하는 사항을 꼼꼼히 관찰(모니터링)하고 결과적으로 고객 만족도를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 지사장은 "트립닷컴은 모니터링 전담 직원을 팀으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팀원들이 모니터링하는 내용은 임원들까지도 철저히 살펴본다.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기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글로벌 연결을 위해서도 집중하겠지만 국내 고객들이 믿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원스톱 여행 플랫폼으로서 성장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24시간 고객 응대가 가능해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점, 또 담당자가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책임감 있게 노력해줘서 고맙다는 고객 평을 볼 때면 보람을 느껴요. 다양한 민원이 있지만 직원들과 더불어 고객을 위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해준 것에 무척 감사함을 느껴요.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