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지각변동] 디지털전환·SW융합이 인터넷·IT서비스 날개 달았다
2022-10-31 00:02
한국SW산업협회 'SW천억클럽 2022' 조사 결과 분석
디지털융합 업종 포함 '인터넷서비스' 매출 급성장
기업 디지털 전환 특수로 'IT서비스' 외형 더 확대
조준희 회장 "SW 업종 분류 고민…고용 중심 판단"
"전반적 우상향…매출 1조·5000억 구간 고성장세"
디지털융합 업종 포함 '인터넷서비스' 매출 급성장
기업 디지털 전환 특수로 'IT서비스' 외형 더 확대
조준희 회장 "SW 업종 분류 고민…고용 중심 판단"
"전반적 우상향…매출 1조·5000억 구간 고성장세"
디지털 전환 시대에 발맞춰 모든 산업이 인공지능(AI)·클라우드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결과다. IT서비스 업종에 속하는 대·중견 기업은 자체 기술 역량에 제약이 큰 전통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과 제품·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인터넷서비스 업종에 속하는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은 비대면 관련 시장 기회를 포착해 SW 개발인력 중심으로 자체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자체 SW제품이나 양방향 콘텐츠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사업 모델로 전통적인 SW 산업계에 속하는 상용SW·게임SW 업종 기업도 함께 크고 있지만 그 성장세는 IT서비스·인터넷서비스에 비해 완만한 것으로 보인다. 컨설팅, IT 인프라SW, 임베디드SW 등이 여전히 SW 산업의 주요 업종으로 분류되고 이 영역에서도 성장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SW 산업계 전체를 대표하기에 충분한 규모를 형성하진 못한 상태다.
한국SW산업협회는 2022 SW천억클럽 조사를 통해 국내 SW 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의 업종, 매출과 종사자 수와 전년 대비 성장세를 분석했다. 한국SW산업협회의 조사 범위 확대와 조사 대상에 신규 진입한 기업 사례 등으로 이번에 집계된 기업 수는 전년 대비 45곳(13.8%) 늘어난 371개다. 이 기업들의 총 매출액은 112조52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4% 증가했고 종사자 수는 17만5159명으로 14.1% 많아졌다. 이 기업들 가운데 상장사는 143개로 전년 대비 10.9% 늘었다.
인터넷서비스 매출 증가율 73.3%…IT서비스 종사자 증가 수 최대
SW천억클럽 조사 가운데 업종별 결과에서 인터넷서비스와 IT서비스 업종에 속하는 기업들의 매출과 기업 수, 종사자 수 비중이 크고 그 증가율도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SW산업협회 측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음식 배달, 온라인 소통 등 비대면 서비스 제공 기업의 매출이 증가했고, 특히 암호화폐 거래 증가로 인해 거래 중개 서비스 제공 기업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네이버, 카카오, 라인플러스 등 인터넷서비스로 분류된 기업이 64개 사로 늘었다. 직전 조사에 포함된 기업은 42개 사였다. 이 분류에 속한 기업의 2021년 총 매출은 약 33조6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3.3% 증가했다. 종사자 수도 약 2만900명에서 3만1300명으로 49.6% 늘었지만, 매출 규모 증가세가 이보다 더 가팔랐다. 은행거래나 자산거래, 음원 서비스와 음식 배달 등을 주 사업으로 하는 기업 가운데 SW 개발인력과 SW 기술력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기업이 새롭게 SW기업으로 인정돼 인터넷서비스 업종으로 묶인 것이 큰 변수가 됐다.
한국SW산업협회는 인터넷서비스 업종의 두드러진 매출 증가에 대해 암호화폐 거래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의 실적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원화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하는 거래소 운영사 두나무와 빗썸코리아가 인터넷서비스 업종에 포함돼 있다. 두나무의 2021년 매출은 3조7046억원으로 2020년 매출 규모 대비 21배 가까이 불어났다. 빗썸코리아는 2021년 매출로 1조99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62.1% 증가한 수준이다.
IT서비스 분야에 속하는 기업은 128개 사에서 147개 사로 많아졌다. 해당 기업들의 2021년 총 매출은 약 43조1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7% 증가했고 종사자 수는 약 7만7100명에서 9만900명으로 17.9% 늘었다.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빅3'로 묶이는 삼성SDS, LG CNS, SK㈜ C&C뿐 아니라 현대오토에버가 조 단위 매출을 내고 있다. 이 선두 업체와 효성티앤에스, 롯데정보통신, KTDS, 아이티센, SK쉴더스, 한화시스템, CJ올리브네트웍스, 신세계아이앤씨 등 매출 상위권 기업은 대부분 전년 대비 매출을 늘렸다.
이 분야 기업 종사자 수의 산술적인 증가율은 매출 증가율보다 낮지만, 절대적인 증가량과 총 종사자 수는 SW 산업 전체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했다. 2021년 IT서비스 분야 기업 종사자 수인 9만900명은 SW천억클럽 조사 기준 전체 SW 산업 종사자 가운데 과반(51.9%)에 해당하는 규모다. IT서비스 분야 종사자 수가 전년 대비 1만3800명가량 늘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인터넷서비스 업종에서 늘어난 기업 종사자 수 1만400명보다 많다.
한국SW산업협회는 과거 IT서비스 업종과 구분해 온 '인력자원공급' 업종을 이번 조사에 IT서비스에 통합했다. 인력자원공급 업종으로 분류된 기업 대부분이 시스템통합(SI)·시스템운영(SM)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편입된 IT서비스 기업과 기존 IT서비스 기업 가운데 대기업 계열사들의 매출 확대가 IT서비스 업종의 성장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번 조사만 놓고 보면 음식 배달 서비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나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운영하는 두나무 등이 기성 IT서비스, 상용SW 기업보다 더 큰 SW 분야 기업에 해당된다. 이들을 SW 산업에 속하는 것으로 봐야 하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조준희 한국SW산업협회 회장은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해당 기업들의 주요 구성원이 모두 협회 차원에서 종사자의 임금과 고용 동향 등을 파악할 때 대상이 되는 'SW기술자'에 해당한다는 점을 짚고 이런 관점을 확립해 나갈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조 회장은 "기술 융합 사례가 많아지면서 기존 SW기업의 최종 결과물이 IT서비스인지 상용SW인지도 가늠하기 어려워졌고, 이 범주의 산출물만을 SW 산업계 최종 생산물로 인식한다면 앞으로 더욱 커질 클라우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같은 영역도 산업계에 포괄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용SW나 구축 서비스를 판매하지 않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많아지면서 SW 기업의 정의를 어디까지로 볼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게 사실이나, 이들이 SW 개발자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에 주목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라면서 "어떤 산업이 성장한다면 그만큼 해당 분야 고용이 늘고 국가적으로 중요한 실업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임SW·상용SW 성장하고 있지만 전체 SW 산업 내 비중은 감소
상용SW 업종 기업은 86곳이고 해당 기업들의 총 매출은 14조4200억원, 종사자 수는 2만4100명이다.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11.2% 증가했지만, 종사자 수는 5.4% 감소했다. 이 업종에 다우데이타, SAP코리아, 콤텍시스템, 더존비즈온, 미라콤아이앤씨, 안랩, 티맥스소프트 등이 주요 기업으로 포함돼 있다.
매출만 놓고 보면 게임SW와 상용SW 업종의 절대적인 규모는 성장하고 있지만 SW 산업 주류로 입지를 키우고 있다고 할 수 있을지는 모호해졌다. 전체 SW 산업 매출 가운데 게임SW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도 18.3%에서 14.8%로 4.5%포인트 감소했고 상용SW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도 14.9%에서 12.8%로 2.1%포인트 줄었기 때문이다.
두 업종별 종사자 수가 SW 산업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축소됐다. 게임SW 종사자 수는 전년도 16.6%에서 13.8%로 2.8%포인트 줄어든 셈이고 같은 기간 상용SW 업종 기업의 종사자 수는 15.7%에서 11.9%로 3.8%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 중 게임SW 기업 종사자 수 감소 배경에 대해 한국SW산업협회는 직전 조사에서 주 업종이 게임SW에 묶였던 일부 기업을 인터넷서비스로 재분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SW쉴더스가 원래 상용SW 기업으로 분류돼 있었다가 IT서비스 기업으로 바뀌어 상용SW 종사자 수에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향후 전통적인 SW 기반 제품·서비스 업종에서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나 신기술을 활용한 업종의 SW 산업 내 비중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메타버스 기술로 묶이는 증강현실·가상현실·혼합현실(AR·VR·MR), 영상보안·감시 산업이나 소비자가전 업종과 연계된 사물인터넷(IoT), 공공부문과 민간 영역에서 활용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는 블록체인, 디지털 전환 촉매로 꼽히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AI 등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와 응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SW산업협회도 이번 조사에 이 6대 신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 사례를 별도 파악해 '신(新) SW 사업'이라는 추가 분류체계를 시범 도입했다. 조사 대상 기업 371개 사 가운데 공시 정보와 기업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198개 사의 신기술 활용 사례가 확인됐다. 86개사(43.4%)가 클라우드, 39개 사(19.7%)가 AI, 36개 사(18.2%)가 빅데이터, 18개 사(9.1%)가 IoT, 15개 사(7.6%)가 블록체인, 4개 사(2.0%)가 AR·VR·MR 신기술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500억, 5000억, 1조 이상 구간서 성장세 두드러져
이번에 조사된 기업 가운데 SW조클럽에 17개사가 포함됐다. 삼성SDS, 네이버, 다우데이타, 카카오, LG CNS, 넷마블, 엔씨소프트, 현대오토에버, 우아한형제들, 넥슨코리아, NHN, 크래프톤, SK㈜ C&C 등 기존 13개사에 두나무, 카카오게임즈, KG이니시스, 빗썸코리아 등 4개사가 새로 진입했다. 이 구간 기업의 2021년도 총 매출은 60조5424억원, 종사자 수는 4만8669명이다. 전년 대비 종사자 수는 3.0%밖에 늘지 않았는데 매출은 38.2% 증가했다.
SW오천억클럽은 기존 13개사(효성티앤에스, 롯데정보통신, 메가존, 포스코ICT, 네이버클라우드, 네오플, NHN한국사이버결제, 한전KDN, 더블유게임즈,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라인플러스, 한국IBM, 컴투스)와 하위 구간에서 올라온 7개사(카카오엔터테인먼트, KTDS, 아이티센, SK쉴더스, 한화시스템, CJ올리브네트웍스, 신세계아이앤씨)와 신규 등재된 비바리퍼블리카까지 21개사가 포함됐다. 이 구간 기업 매출은 전년 대비 51.2% 증가한 14조7698억원, 종사자 수는 107.4% 증가한 3만2425명이다.
SW일천억클럽은 전년 대비 4개사가 늘어 107개사가 포함됐다. 기존 명단에 KT알파, 코오롱베니트, 메타넷글로벌, 그라비티, 펄어비스, 위메이드, 에스넷시스템, 더존비즈온, 한글과컴퓨터 등이 등재됐는데 이번에 스마일게이트알피지, 나이스평가정보, 데브시스터즈, 메쉬코리아가 새로 이름을 올렸다. 이 구간 기업 총 매출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24조9028억원, 종사자 수는 7.7% 감소한 5만503명이다. 직전 조사에서 이 구간에 속했던 IT서비스 업종 7개사가 이번에 1만5000명에 달하는 종사자 수와 함께 SW오천억클럽 구간 통계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SW오백억클럽은 전년 대비 31개사가 많아져 109개사가 됐다. 기존 명단에 윈스, 마이다스아이티, 뱅크웨어글로벌, 소프트센, 이글루코퍼레이션, 이스트소프트, KINX, 웹케시, 네시삼십삼분 등이 포함됐다. KCC정보통신, 나무기술, 엘지히다찌, 누리플렉스, 이니텍 등이 상위 구간에 있다가 매출 감소로 내려왔고 클루커스, 스마일게이트스토브, 카카오스타일, 액토즈소프트, 한국정보인증, 파이오링크 등은 하위 구간에서 올라왔다. 이 구간 기업 매출은 전년 대비 39.2% 증가한 7조7078억원, 종사자 수는 38.6% 증가한 2만4247명이다.
SW삼백억클럽은 전년 대비 1개사가 줄어 117개사가 포함됐다. 티맥스데이터, 유라클, 영림원소프트랩, 라온시큐어, 파수, 플래티어, 투비소프트, 비트컴퓨터, 위메이드맥스, 와이즈넛, 한국전자인증,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이 기존 명단에 있었다. 티맥스티베로, 인스웨이브, 지니언스 등이 신규 조사 대상에 포함되거나 하위 구간에서 올라왔다. 이 구간 기업 매출은 전년 대비 0.1% 감소한 4조6042억원, 종사자 수는 4.8% 증가한 1만931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