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 장애포용성 고려한 새 오피스 공개…"모두가 편한 업무공간 지향"

2022-10-27 18:40
점자 보도블록 설치, 높낮이 조절 책상 등 구비
강남파이낸스센터 28층에 마련돼…31일 공식 오픈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 28층에 마련된 구글코리아 새 업무 공간 '유니버설 디자인 오피스' 내부[사진=구글코리아]

문이 열리자 휴게실 바닥에 길게 이어진 노란색 점자 보도블록이 눈에 띄었다. 이를 따라가니 업무용 책상과 회의실 등이 마련된 사무 공간이 나왔다. 점자가 함께 병기된 회의실 안내판은 눈높이에 위치해 있어 접근이 쉬웠다.

공용 책상은 높낮이 조절이 가능하고 성인이 세로로 누워도 될 만큼 간격이 넓었다. 문고리 높이는 평균 1.2미터(m)에서 1m로 낮아 문을 손쉽게 여닫을 수 있었다. 장애인 화장실은 별도로 설치됐다. 구글코리아가 오는 31일 임직원 대상으로 확대 오픈하는 새 사무실 모습이다.

구글코리아는 27일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 건물 28층에 새로 구성된 업무 공간을 외부에 공개했다. 이곳은 연령·성별·국적·장애 유무에 관계없이 모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개념의 '유니버설 디자인'을 고려해 설계됐다. 실제 사무실 명칭도 '유니버설 디자인 오피스'다. 시각장애인·휠체어 사용자 등 어떤 직원이든 편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곡면으로 처리된 사무실 내부 벽[사진=구글코리아]

구글의 사명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구글'이다. 민혜경 구글코리아 인사 총괄은 이날 열린 오피스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제품·프로그램, 더 나아가 일터에도 이를 정착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모두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포용적인 환경의 일터에서 더욱 성장하길 바란다. 모든 직원이 각자의 잠재력을 기반으로 더 인정 받고 자사 직원임을 자랑스럽다고 느끼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명의 연장선상에서 구글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iversity·Equity·Inclusion, DEI) 문화를 실천하고 있다. 이번 오피스도 이의 일환으로 구축됐다. 특히 내부 복도는 180cm 간격을 뒀고 출입문· 일부 회의실에 미닫이문·자동문을 설치해 휠체어가 원활하게 이동 가능하다. 모든 가구·집기·스위치 등은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곳에 위치해 있다. 이외 사무실 구조도 더 직관적으로 바꿨다는 게 구글코리아의 설명이다.

구글코리아에서는 2018년부터 '접근성·장애포용성' 소모임도 운영 중이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이 커뮤니티는 모든 직원들이 공간적·심리적 제약을 느끼지 않고 일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직 리더와 논의를 거치고 관련 활동에도 기여한다. 이번 사무실 마련에도 이들의 역할이 컸다. 올해 1월 입사한 서인호 구글코리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도 해당 소모임 멤버 일원으로 사무실 설계에 힘을 보탰다.

구글코리아는 장애인 인재 발굴도 적극 실시하고 있다. 장애인 대학생·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실무 트레이닝 프로그램 '지리치(gReach)'가 대표적이다. 참여자는 3~12개월간 구글코리아 업무 조직에 투입돼 실무 역량을 기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작년 재론칭해 올해도 실시 중이다. 또한 장애인 직원 채용 시에는 스크린리더 등 채용 심사 보조 도구들도 지원한다.

민 총괄은 "접근성과 장애포용성 확대 실천은 '마라톤'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실천해나가려 한다. 다른 국가 오피스와도 협업하면서 이를 실천하려는 장기 계획을 갖고 있다. 인재 발굴, 기업 문화, 시설 등 전반에서 더 나아지는게 우리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애인을 위한 여러 개선이 더디다는 점과 관련 서인호 엔지니어는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장애 관련 질문을 성역화한 부분도 영향이 있다고 본다. (장애인-비장애인 간) 서로 물어보길 주저했던것 같다. 이런 인식이 없어져야 앞으로 장애인·비장애인 모두가 살기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편, 구글코리아는 기존에 운영한 강남파이낸스센터 20~24층에 더해 이번 28층 사무실까지 건물 총 6개층을 사용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