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3분기 실적에 '세타 엔진' 품질비용 2.9조 반영

2022-10-18 17:58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3분기 실적에 2조9000억원 규모의 ‘세타2 GDi 엔진’ 품질비용 충당금을 반영한다고 공시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기아의 3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점쳤지만 이번 충당금 반영으로 실적 전망치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18일 엔진에 대한 추가 충당금으로 각각 1조3600억원, 1조5400억원 등 총 2조9000억원을 반영한다고 공시했다. 충당금 산정은 환율 1435원을 기준으로 현대차 240만대, 기아 180만대의 엔진에 품질비용을 적용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이번 3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 기아 2조원을 가볍게 넘길 것으로 점쳤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로 생산물량이 확대됐으며, 공급자 우위의 ‘카플레이션(차+인플레이션)’ 현상에 실적 호조가 이어진다는 분석이었다. 앞서 현대차는 전 분기에 영업이익 2조9798억원, 기아는 2조2341억원을 기록하며 쾌조의 흐름을 보였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세타2 GDi 엔진의 교환 비용 부담을 줄이는 최적의 시점을 3분기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차량 출고적체에 따른 중고차 사용연한 증가와 폐차율 축소, 엔진교환율 산정 기간 확대 등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소 부족했던 예측 적합성을 현실화했으며, 엔진 평생보증 프로그램 제공에 대한 비용도 합리적으로 추산해 반영했다”면서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과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품질 이슈 재발 방지에 주력해 품질 관련 고객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2018년 3분기 4600억원(현대차 3000억원·기아 1600억원), 2019년 3분기 9200억원(현대차 6100억원·기아 3100억원), 2020년 3조3900억원(현대차 2조1300억원·기아 1조2600억원)의 세타2 GDi 엔진 리콜 관련 충당금을 반영한 바 있다. 2019년 3분기에는 세타2 GDi 엔진이 탑재된 차량을 대상으로 엔진진동감지시스템(KSDS) 적용을 확대하고 해당 엔진을 평생보증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