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빅스텝 밟은 통화정책에...추경호 "한은과 이견 없다"
2022-10-13 09:00
"금통위에 금리 인상 얘기한 적 없다"
추 부총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정부와 한은의) 시각차는 전혀 없었고, 모든 문제에 관해 전혀 이견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이창용 한은 총재가 전날 한미 금리 격차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1%포인트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견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현재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태다.
이는 연일 '물가 안정'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하는 정부와 달리 빅스텝 행보를 밟는 한은을 놓고 제기되는 정책 엇박자 논란에 선을 그은 것으로 읽힌다. 추 부총리는 "저는 지금까지 일관되게 물가 안정을 이야기해왔다"며 "며칠 전 '정책 최우선은 물가 안정'이라고 말한 것도 물가 안정이 곧 금리 정책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물가 안정은) 환율 안정과도 관련이 있다. 환율이 많이 오르는데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환율 불안은 계속된다"며 "환율·금리·물가 안정, 이 세 가지가 같이 움직인다고 보는 건 중앙은행도 저와 생각이 같아 어제 기준금리 50bp(0.50%포인트, 1bp=0.01%포인트) 올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치솟는 물가와 환율을 잡기 위해 지난 7월 이후 석 달 만에 다시 '빅스텝'을 밟았다. 금통위는 지난 12일 오전,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0%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3%대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또 4월과 5월, 7월, 8월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인상도 한은 역사상 최초 기록이다.
다만 이번 빅스텝 결정은 이전과 달리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이뤄지진 않았다. 이와 관련해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를 두고 금통위원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추 부총리는 "지금까진 물가가 더 중요하다"며 "만약 금융위원들이 물가를 걱정하지 않았으면 이번에 금리를 올리자고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정부는 한은에 어떤 압박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 총재가 국제적인 견해나 시각을 저에게 전달해주는데, 나아가야 할 정책 방향에 대한 시각이 대부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를 얼마 올려라 혹은 올리지마라 이런 이야기는 한 적이 없다"며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경제부총리가 언론을 통해 금리를 올리지 못하게 압박하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들도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안에 대해 "한은, 금융위원회(금융위), 금융감독원(금감원)이 회의하면서 금융취약계층 프로그램, 단기 시장 안정조치와 정책 금융이 나서 단기 회사채를 소화하고 자금을 공급한다"며 "필요할 땐 한은이 국채단순매입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 회의하면서 변수 속에서 나올 수 있는 문제에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