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감] "한전, 27년간 퇴직자에 일감 몰아주기...원칙 무시"

2022-10-12 08:49
박영순 의원 "지난해 한전 전우회(JBC)와 계약 기간 2년 연장"

질의하는 박영순 의원 (나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영순 의원이 11일 오전 전남 나주 한국전력 본사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이 27년 동안 도서(섬)지역 전력 공급 사업 일감을 한전 퇴직자 단체 자회사인 JBC(전우회)에 몰아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1996년부터 JBC와 수의계약을 체결해 도서지역 발전사업을 맡겼다. 해당 사업은 에너지 복지 소외지대인 섬 지역에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것이다. 민간이 할 수 없기에 필수 공익사업으로 분류돼 한전이 전담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전은 사업을 직접 수행하지 않고 전우회가 100% 지분을 소유한 회사인 JBC에 하청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그동안 국회에서 여야 의원 가릴 것 없이 이 문제를 지적해 한전에서 2015년과 2016년 공개경쟁입찰 또는 민간 경쟁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답변했으나 지난해 한전은 JBC와의 계약 기간을 2년 연장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김기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도 전우실업에 대한 한전의 다수 수의계약 내용을 밝히며 퇴직 후에도 신의 직장을 고수한다고 꼬집은 바 있다. 2015년 김동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 역시 부당한 업체로 지정된 업체의 독점 수의계약을 지적하며 18년 동안 4330억원을 독식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2019년 기획재정부가 공기업 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수의계약 금지 대상에 퇴직자 단체의 자회사를 포함했는데도 한전은 정부의 원칙을 무시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획재정부는 2019년 10월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을 변경해 공기업 수의계약 금지 대상에 해당 공기업·준정부기관의 퇴직자 모임·단체 또는 그 퇴직자 모임·단체의 회원사나 자회사와 계약을 체결하려는 경우를 포함했다.

이에 대해 한전은 "신규 업체가 등장하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를 지속해서 했으나 사업의 특수성 때문에 어려웠다"면서 "도서지역에 대한 전력 공급 사업이기 때문에 전력 설비에 대한 전문 지식뿐만 아니라 근무 지역에 대한 특수성 때문에 쉽지 않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