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4일 "저 개인에 대한 불신을 더욱 진지하고 겸허하게 스스로를 돌아보며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3대 위원장 취임식에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우리 위원회와 나에 대해 믿을 수 없다고 한 말씀 잘 듣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 위원장이 경사노위 수장으로 정해지자 양대 노총이 김 위원장의 정치인 시절 반노동적인 언사를 지적하며 임명을 반대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속 가능한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산업 현장 갈등을 예방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사회적 대화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경사노위는 1998년 '노사정위원회'를 시작으로 20년 이상 사회적 대화를 통해 시대적 과제에 대응해 왔지만 명칭 자체도 매우 생소하게 생각하고 물어보는 분이 많다"면서 "국민에게 아직 친숙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민 속으로 더 가까이, 더 친근하게, 더 자주 다가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사노위는 정부가 노동자·사용자단체와 함께 고용노동 정책을 협의하고 대통령에게 정책 자문을 하기 위한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다. 위원장은 장관급으로 임기는 2년이다.

김 위원장은 취임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반노동적이라는 지적에 반박했다. 그는 배우자와 노동 운동을 하다가 만났고, 형이 노조위원장을 하고 남동생은 노조를 결성하다가 감옥에 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 집안에 기업인은 아무도 없다"며 "김문수보다 더 친노동적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이 추진 중인 노란봉투법과 관련해선 "하청 기업뿐 아니라 민주노총에서 연봉이 아주 많은 사람한테도 해당한다"며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는 "법이 과도해 기업들이 한국에서 사업을 못 하겠다며 다 해외로 나간다"며 "선량한 기업들이 피해를 많이 본다. 독소 부분을 고쳐야 한다"고 개정 의사를 밝혔다.

경사노위가 주도하는 사회적 대화에 불참하는 민주노총에 관해서는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임 문성현 위원장이 민주노총에서 노동 운동을 했는데, 그런 분이 설득해도 안 들어왔다"며 "상당히 어려운 점이 많지만 절망·단념하지 않고 계속 찾아가서 말씀을 듣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