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클라우드 시장, 규제 세고 구축형 선호"…선두주자 아마존·MS도 기 못 펴

2022-09-27 10:50
알리바바·화웨이·텐센트·바이두가 80% 점유
NIA '2022 중국 클라우드 산업 현황 보고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에서 자체 구축 인프라를 쓰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비중이 외부 인프라를 쓰는 '퍼블릭 클라우드' 못지않게 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더해 내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대부분을 현지 기업들이 차지해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디지털서비스 이슈리포트 '2022년 중국의 클라우드 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클라우드 산업은 중국의 클라우드 도입이 상대적으로 늦었음에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형성한 시장으로 지목됐다. 중국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작년 320억 달러에서 2025년 900억 달러로 4년간 세 배 가까이 클 전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영욱 SAP 시니어 프로그램 매니저는 "중국 시장에서 클라우드 도입은 고객 수요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성능과 주문형 액세스가 필요한 B2C 커머스 기업이 주도한다"면서 "2022년부터 상대적으로 도입이 늦었던 기초 산업과 제조 부문이 이 전환을 주도한다"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인용된 맥킨지 조사 결과 오는 2025년까지 중국에서 전체 IT 워크로드 중 클라우드로 전환되는 비율이 작년 대비 19%포인트 상승해 글로벌 추세와 유사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체 IT 워크로드의 42%가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운영되고 이는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운영되는 비율(36%)보다 높게 나타나 퍼블릭 클라우드 소비 비중이 큰 미국과 유럽 지역 국가의 클라우드 전환 흐름과 큰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보고서는 "맥킨지 조사에 참여한 기업 중 11%만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할 장기 계획을 갖고 있고 나머지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기존 서버와 결합하거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사용할 예정"이라면서 "일본과 한국도 비슷한 경향이긴 하나 중국에서 특히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커스터마이징 수요가 매우 높아 퍼블릭 클라우드가 가진 확장성과 수익성이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중국 기업이 퍼블릭 클라우드 IT 소비 모델인 반복 구매·지출보다 기존 구축형 시스템 도입과 같은 일회성 또는 선불 비용 지불을 통해 IT·소프트웨어 비용을 자본화하고 연간 IT 예산을 집행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즉 현지에서 성장하려는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CSP)는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가치 제안을 모두 할 수 있고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인프라 관리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2021년 대비 2025년 중국 IT 워크로드 분포 변화 전망 [자료=맥킨지]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클라우드 등 미국 빅테크 CSP는 저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모델을 보유하고 있지만 공용 인프라에 글로벌 표준 클라우드 솔루션을 배포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모델 중심 소비가 발달하면서 클라우드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 이들이 다른 지역만큼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보고서에 인용된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 자료에 따르면 중국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시장 규모는 작년 274억 달러였고 오는 2026년까지 850억 달러로 세 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현지에서 클라우드 시장점유율 80%를 알리바바클라우드, 화웨이클라우드, 텐센트클라우드, 바이두AI클라우드, 이 중국 CSP 네 곳이 차지하고 있고 이 가운데 알리바바클라우드가 시장점유율 37%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중국 CSP가 현지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한 배경으로 중국 IT업계 규제 중 하나인 사이버 보안법과 2021년 시행된 개인정보보호법(PIPL)이 꼽힌다. 김영욱 매니저는 "PIPL은 중국 시민에 대한 모든 정보를 중국 데이터센터 내에 저장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이것은 다른 국가 정보보호 법률과 비교해 보면 더욱 엄격한 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PIPL 위반 기업이 관련 제재에 따라 전년도 수익의 5% 또는 700만 달러 이상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매니저는 또 "중국은 CSP가 중국 내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소유하고 운영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기업이 중국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려면 외국인 투자 비중이 50% 미만인 현지 등록 법인이 부가가치통신허가를 취득해야 한다"고 썼다. 중국 기업은 현지 데이터센터에 직접 접근할 수 있지만 글로벌 CSP는 현지 파트너 업체를 경유해야 하기 때문에 PIPL과 맞물려 까다로운 규제 환경에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배경에서 현지에 아마존웹서비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AWS 차이나'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저 차이나' 모두 현지 법인을 통해 운영되는 CSP 브랜드다. AWS 차이나는 '베이징신넷테크놀로지'와 '닝시아웨스턴클라우드데이터테크놀로지(NWCD)'라는 회사가 운영하고 있다. 애저 차이나는 '21비아넷'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 본사에서 각국에 적용하고 있는 표준 서비스 운영 모델과 AWS 차이나, 애저 차이나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운영 모델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매니저는 "중국 기업 70%는 클라우드 전환 시 사이버 보안과 데이터 규정 준수에 우위가 있다고 생각해 중국 CSP를 선호한다고 한다"면서 "해외 기업 진출이 아직 쉽지 않은 시장이지만 2025년 규모가 900억 달러에 이르게 돼 규모만으로도 매력적이고 이제 제한적으로 개방을 시작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의미 있는 시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