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재확산, 주요국 통화긴축 영향 등으로 세계경제 회복세가 크게 둔화할 것으로 봤다. 올겨울 유럽 지역 에너지 위기가 예상보다 심각하면 경기는 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26일 OECD가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 따르면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 3.0%에서 내년 2.2%로 하락할 전망이다. 2022년은 6월 전망치를 유지했으나 2023년은 6월 전망인 2.8% 대비 0.6%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OECD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식량 가격 상승으로 세계경제 성장이 정체됐고, 내년에도 지속적 물가 상승에 따른 주요국 통화긴축으로 경기 회복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에너지 위기에 처한 유럽 국가들 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전망이다. 세계경제와 G20 평균 하향 폭이 0.6%포인트인 반면 유로존은 1.3%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G20 평균 물가 상승률은 올해 8.2%, 내년 6.6%로 조정해 직전 전망 대비 각각 0.6%포인트, 0.3%포인트 상향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와 임금에 반영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광범위하게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다른 선진국보다 통화긴축을 일찍 시작한 미국은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3.4%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리는 데 빠른 진전이 예상된다. 그러나 통화긴축에 늦게 착수한 유럽권은 5%를 웃도는 수준이 내년에도 유지될 수 있다.

OECD는 경기 둔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하락, 긴축정책 효과 등으로 상당수 G20 국가에서 물가가 올해 3분기 정점에 이른 뒤 4분기부터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번에 OECD가 제시한 성장률·물가 전망은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추가로 악화되지 않고 유럽 에너지 위기가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유럽 에너지 위기가 러시아 외 공급원 확보 차질, 추운 겨울 영향 등으로 예상보다 심각해지면 내년 유럽 경제 성장률이 1.25%포인트 이상 하락하고 물가 상승률은 1.5%포인트 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경제 성장률도 0.5%포인트 하락하고 물가 상승률은 0.5%포인트 이상 오를 수 있다.

한편 OECD는 우리나라 2022년과 2023년 성장률을 각각 2.8%, 2.2%로 전망하고 물가 상승률은 2022년 5.2%, 2023년 3.9%로 전망했다.

2023년 성장률은 6월 전망 대비 0.3%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지만 세계경제(-0.6%포인트)와 G20(-0.6%포인트) 대비로는 낮은 수준이다.

OECD는 "우리나라가 일본, 호주 등과 함께 유럽, 미국 대비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대외 수요 둔화로 인해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