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바꾼 여가부, 법적 가족에 사실혼·동거 배제

2022-09-24 15:30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여성가족부가 사실혼 및 동거 가구를 법적 가족으로 인정하고, 관련 법률에서 차별적 조항을 수정하겠다던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24일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실에 따르면 의원실이 최근 가족의 법적 정의를 삭제하는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묻자 여가부는 "현행 유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지난 2020년 11월 발의된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은 '혼인·혈연·입양으로 이뤄진 단위'로 가족을 규정하는 조항을 삭제해 가족 정의를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렇게 되면 사실혼이나 동거 가구를 법적 가족으로 인정할 수 있게 된다.
 
여가부는 지난해 4월 비혼 동거 커플이나 위탁 가족도 법률상 가족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4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1∼2025년)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기존의 가족을 좁게 정의하는 법 조항을 삭제해 가족 형태에 따른 차별을 방지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여가부는 “국가의 보호·지원 대상을 법에서 규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정부 들어서 입장을 바꿨다.
 
여가부의 입장 변화로 여성계를 포함한 진보 단체는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계는 1인 가구, 동거 가족, 위탁 가족, 동성 부부 등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은 변화하는 세태를 반영하는 첫 번째 발걸음으로 통했다.
 
이와 관련해 여가부는 보도 참고 자료를 내고 "사실혼·동거가족을 정책적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