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일본의 실질임금이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6일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물가 변동을 고려한 1인당 실질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했다.

인플레이션 조정 후 실질임금은 가계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실질임금이 지속 하락한다는 점에서 일본의 가계 지출이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외신은 짚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임금 인상 속도가 에너지와 식품 가격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임금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가계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경기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질임금 하락은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특히 실질임금 상승 속도가 물가 상승 속도를 밑돌 경우에 그렇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3.1% 오르며 2014년 10월(3.4%)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일본의 7월 가계지출이 코로나19 재유행 속에서도 2개월 연속 늘었지만,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과 엔화 약세 등으로 인해 가계 지출이 확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일본 총무성은 이날 7월 실질 가계지출(2인 이상 가구)이 28만5313엔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시장 예상치(4.2%)를 밑도는 것이다. 전달 대비해서는 1.4% 줄어, 시장의 예상(0.6%)보다 더 줄었다. 
 
총무성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소비자들이 매장 방문 등 외부 활동을 줄여 월별 지출이 감소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 7월 18~24일 동안 코로나 신규 감염이 세계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쓰노다 타쿠미 신킨중앙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임금 인상을 동반하지 않은 물가 상승은 민간 소비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0엔을 지속 넘는 등  엔화 약세가 계속된다면 인플레이션은 고공행진할 수 있다. 
 
미즈호리서치의 사카이 사이스케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1달러당 140엔 수준이 유지될 경우 일본 가계는 식량, 에너지 등에 전년 대비 1.3%가량 더 지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엔화 가치 하락과 물가 상승 직격탄에 민간 소비 위축이 불가피하다”며 “올해 4분기에 일본의 근원 물가상승률이 3%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