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DB손보 공업사 '갑질'...약속보단 '횡포'로 실속 챙긴다

2022-09-06 10:53
보험 청구액 4달 가까이 1000만 원 이상 미납
날짜 지정 지급 약속, 약속 불이행, 금감원 민원 접수 통보
민원 접수 후 DB손보 업체의 과도한 청구액 주장
소규모 업체 상대 전형적인 대기업 '갑질' 문제 제기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부회장.[사진=DB손해보험]


[이코노믹데일리] DB손해보험㈜(대표이사 부회장 김정남)의 공업사 '갑질' 행태가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공업사에서 자동차 수리 후 보험사에 보험 정비요금을 청구하면 통상적으로 보험사는 10일 이내에 정비요금을 책정해서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DB손보는 4달 가까이 청구 금액 지급을 미루고 있다.

6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DB손보는 서울시 구로구 소재 A공업사가 운영하는 타이어 매장을 상대로 보험 수리 청구 금액을 의도적으로 미납하는 등 '갑질'을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DB손보는 A공업사의 지난해 미납 금액도 1년이 지난 뒤 완제했다. 공업사의 닦달에 울며 겨자 먹기로 겨우 지급된 셈이다.

그러나 올해 5월부터 발생한 A공업사의 보험 청구 금액은 여전히 미납 상태다. 미납 총액은 1029만 원에 달한다.

A공업사는 결국 금융감독원(금감원)에 DB손보의 갑질 행태를 고발하는 민원을 접수했다. 이후 금감원이 DB손보에 시정 조치를 권고했지만, DB손보는 이의 답변서를 제출하며 '적반하장'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A공업사가 타업체보다 과도한 금액을 청구했다 게 DB손보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DB손보 관계자는 본지에 "A공업사의 청구 금액이 타업체에 비해 30% 이상 높다"며 "금액 협의가 된 후 미납을 완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A공업사 대표는 "지난해 보험 청구 금액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심지어 DB손보 측이 올해 미납 금액을 신속히 지급해준다고 약속했지만 계속해서 미루고 있어 금감원에 민원을 넣겠다고 얘기하자 오히려 딴지를 걸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DB손해보험 수입차 담당자(디비수입)가 A공업사의 보험 청구 금액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대화 내용.[사진=A공업사]


본지가 입수한 A공업사와 DB손보 수입차 담당자(디비수입)가 나눈 대화를 살펴보면 과도한 청구 금액에 대한 이의 제기는 없으며 담당자가 날짜까지 지정하며 A공업사에 신속한 지급을 약속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DB손보 담당 직원은 지난 7월 초부터 "곧 처리 가능하다" "신속히 정리하겠다"는 답변을 반복하며 지급을 약속했지만, A공업사의 금감원 민원 접수 후 과도한 보험 청구 금액을 이유로 대며 의도적인 지급 지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DB손보 주장처럼 과도한 금액을 청구하고 있다면 지난해 청구 금액 역시 지급하지 않았어야 했던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또한 DB손보는 이와 관련 A공업사에 설명 한 번 해준 적이 없다.

특히 DB손보 주장과는 달리 다른 보험사들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대기업의 '횡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DB손보를 제외한 타보험사들은 A공업사에 별다른 이의 없이 지급을 완료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2주 정도면 보험 청구 금액을 완제하는 것이 업계 관례"라며 "DB손해보험의 행태는 전형적인 대기업식 '갑질'이라고 볼 수 있으며 소규모 업체는 자금난으로 경영위기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험사들의 청구 금액 미납 등 갑질 행태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 2014년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점이 지적됐다. 

김기식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보험사들이 고객들로부터 제기된 민원을 듣지 않고 보험금 지급 지연 등 횡포가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는 접수된 민원 중 평균 28.38%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지적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