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강국 이유 있었다…"국가중요산업 전폭 지원"

2022-09-05 08:10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대만 정부가 첨단·미래산업 분야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한국보다 2배 이상 많은 반도체 대기업을 보유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5일 ‘대만의 산업 재편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공개하고 한국도 중요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이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에 의뢰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만의 국내총생산(GDP)은 7895억 달러로 한국(1조7985억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대만은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를 비롯해 UMC, 미디어텍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매출액이 10억 달러를 초과하는 반도체 기업은 28개로, 한국(12개)의 2.3배 수준이다.

대만 정부가 미래산업의 인력, 연구·개발(R&D), 세제, 국내 복귀(리쇼어링) 등에 대해 규제를 과감하게 개혁하고 파격적인 유인책(인센티브)을 제공한 게 이와 같은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반도체 산업의 법인세 부담률 평균치는 한국이 26.5%로 14.1%인 대만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기업 단위로 보면 삼성전자(27.0%), SK하이닉스(23.1%), LX세미콘(20.1%, 이상 한국), TSMC(10.9%), 미디어텍(13.0%), UMC(6.1%, 이상 대만) 등으로 조사됐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대만의 성공비결은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만한 첨단·미래산업에 대해 정부가 규제를 풀어주고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펼친 데 있다”며 “한국도 중요한 산업에 대해 대만처럼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대만은 기업들이 인력 부족을 호소하자 국내 인력 육성과 해외인력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산업기술연구기관(ITRI)이 인공지능(AI) 관련 핵심기술을 개발해 기업들에 제공하는 등 인력·R&D 측면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AI·차세대통신·미래반도체 등 중점 분야에서 큰 폭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중국에 2년 이상 투자한 대만 기업이 국내로 복귀하는 경우 대출·이자 등을 지원한다.

강 교수는 “대만은 미래 핵심기술 영역에 대해 지속해서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며 “핵심 기술인력 확보의 경우 국내 우수인력 육성과 해외 핵심 인력 유치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한국이 정책 활용 차원에서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국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