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하며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증여 비중이 2년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4일 한국부동산원의 거래원인별 아파트 거래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337건으로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4651건)의 7.2%를 차지했다.
 
지난 6월의 11.2%에 비해 4%포인트가량 낮아진 수치이며, 2019년 11월(6.1%) 이후 2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기록이다.
 
상반기 서울 아파트 증여 비중은 높은 상태를 유지했으나 대출 이자가 급증하고 여전히 집값이 비싸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상황에서 증여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830건을 기록했는데 전체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 4835건 가운데 증여는 17.2%를 차지했다. 5월의 증여 비중도 높았지만 지난 4월은 역대 손꼽힐 정도였다.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증여는 812건으로 3월(525건) 대비 54.7% 늘었다. 특히 서울 전체 거래 3508건에서 증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23.1%를 기록했는데 이는 한국부동산원에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당시 3월 대선을 전후해 주택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집을 팔기보다 증여를 택한 수요가 많았고 종합부동산세 기준일인 6월 1일 전 절세를 위한 증여도 있었다.
 
또한 지난 5월 10일부터 1년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다주택자가 부담부 증여 시 양도세를 일반 세율로 낼 수 있게 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증여는 기본적으로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 하는 것”이라며 “추후 가격이 더 떨어졌을 때를 기다리며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 주택 증여 비중이 결국 다시 높아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거래포럼 공동대표)는 “지난 5월 10일 이후 양도소득세 중과 1년 한시 배제 조치에 따라 부담부 증여 시 양도세 완화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세제 변화가 없다면 양도세 완화가 이어지는 내년 5월까지는 증여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담부 증여는 주택을 증여할 때 소유권을 넘겨받는 사람(수증자)이 채무(전세보증금·대출금)를 승계하는 것이다. 부담부 증여를 잘 이용한다면 전체적인 세금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녀에게 부담되는 세금 비중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