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李] 검찰 소환 통보에 與野, "범죄와의 전쟁" vs "정치탄압" 갑론을박

2022-09-03 08:00
尹 대통령 거리 두는 모습...하명수사 없다는 것 강조하는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 통보에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범죄와의 전쟁"이라며 엄포를 놓은 반면 민주당은 "정치탄압"이라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범죄와의 전쟁"...尹은 '거리두기'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것은 범죄와의 전쟁"이라고 이 대표를 저격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선 기간 이 대표에게 제기됐던 의혹을 보라"며 "대장동, 백현동, 성남FC후원금, 변호사비 대납, 법인카드 유용, 사노비로 전락한 공무원, 지역화폐 코나아이 특혜 논란, 남양주 공무원 중징계 및 보복 행정 등등 열거조차 힘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범죄적 의혹이 터져 나올 때마다 거짓 해명에 급급했다"며 "이번 검찰의 소환 통보는 허위사실, 즉 거짓말에 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쟁 맞다. 권력형 범죄와의 전쟁, 방탄과의 전쟁, 불의와의 전쟁"이라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예견된 형사처벌에 맞서기 위해 이중 삼중의 방탄조끼를 겹겹이 껴입으신 것임을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다 알고 있다"며 "인제 와서 새삼스럽게 '정치보복'이니, '야당탄압'이니 운운하는 것은 '넌센스'다. 당당하다면 방탄 뒤에 숨지 말고 나오시라"고 했다.

단 윤 대통령은 해당 사건을 두고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놓고 사법당국의 형사 사건에 대해선 대통령실 차원의 개입 또는 하명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소환 통지 받았는데 어떻게 보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형사 사건에 대해선 저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언론 보도를 통해 보는데 기사를 꼼꼼하게 읽을 시간도 없다"며 "지금 대통령으로서 경제와 민생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이재명 "말꼬투리 하나 잡은 것" 

반면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하며 비판의 수위를 올렸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국정이 아니라 사정이 목적이었던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대통령의 속내가 명백해졌다"며 "정치검찰이라는 윤석열 정권의 호위무사를 동원해 제1야당 대표를 소환하겠다는 사상 초유의 일을 정기국회 첫날에 발표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전 정부 먼지털기식 사정정국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지, 급기야 야당 대표를 소환하려는 만행까지 저질렀다"며 "국정감사 답변과 언론 인터뷰 내용을 놓고, 더구나 사실관계까지 확인된 발언을 문제 삼아 야당 대표를 소환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정치 탄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 대표를 상대로 맞을 때까지 때리겠다는 두더지 잡기식 수사를 결코 묵과할 수 없다"며 "대통령실부터 믿을 수 있는 검찰 측근으로 가득 채우고 정부의 온갖 곳에 검찰 출신들을 꽂아 넣은 이유가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부인의 주가조작과 논문표절 의혹, 대통령실의 사적채용과 수주특혜 의혹, 취임식 문제인사 초청과 고가보석 신고누락 등 살아있는 권력을 둘러싼 차고 넘치는 의혹에는 철저히 눈감으면서 정치보복에는 혈안이 된 윤석열 검찰공화국을 우리 국민들은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사자인 이 대표는 소환 통보 이후 처음으로 직접 소감을 밝히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이 대표는 "먼지 털기를 하듯이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것을 갖고 꼬투리를 잡는다"며 "아주 오랜 시간을 경찰과 검찰을 총동원해 이재명을 잡아보겠다고 했는데 결국 말꼬투리를 하나 잡은 것 같다"며 밝혔다.

그는 이어 "국민께서 맡긴 권력으로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들고 민생을 챙겨야 한다"며 "(그런데) 이렇게 먼지 털기를 하듯이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것을 갖고 꼬투리를 잡는다. 적절치 않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