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발기금 등 정부 대책에 中企 빠져… 맞춤 지원책 필요"
2022-08-31 14:51
중기중앙회·중소벤처학회 '中企·소상공인 금융안정 지원 정책토론회'
"중소기업 특화형 신용평가 방안‧한국형 PPP 도입 고민해야"
"중소기업 특화형 신용평가 방안‧한국형 PPP 도입 고민해야"
오는 9월 말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대출만기연장 및 이자상환유예 조치 종료를 앞두고 현실적인 부채 연착륙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소상공인 대상 맞춤형 채무조정 프로그램(새출발기금)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책은 부족한 만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는 31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안정 지원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윤창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용진 중소벤처학회장, 정윤모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주제발표와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중소기업 특수성 고려한 신용평가방법 새롭게 도입해야”
이에 정부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8조5000억원의 저금리 대환과 새출발기금을 통한 30조원의 채무조정에 나섰지만, 중소기업은 지원 대상에서 빠져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에 특화된 신용평가 시스템 등 중소기업 전용 금융 대책 및 산업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진호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소기업 특화형 신용평가기관’을 설립해 신용평가 시 중소기업의 특수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중소기업 복원력 지수(가칭)’를 도입해 신용평가 시 기업의 회복 가능성을 평가하는 등 새로운 모형을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PPP 등 중기 대책 수립 시급··· 소상공인 투트랙 지원도”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오는 9월 금융지원 조치 종료 후 중소기업 유형별로 금융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상거래 유예기업 △경영애로 한계기업 △경영악화 취약기업 △장기연체 부실기업 △폐업‧부도 정리기업 등으로 나눠 은행권의 자율지원부터 차주의 부실채권을 정부가 매입하는 방안까지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임 교수는 “새출발기금 등 정부의 민생안정 금융대책은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의 취약부채에 초점을 뒀을 뿐 중소기업 관련 정책은 부재하다”며 “자영업자‧소상공인 금융지원은 복지정책 관점에서 접근하므로 이와 구분해 중소기업 금융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한국형 생산성보호프로그램(PPP) 도입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미국에서 시행한 PPP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해 정부가 대출을 보증하고 인건비 등으로 쓴 비용에 대해서는 상환을 면제하는 제도로, 한국에서도 도입 요구가 이어져 왔다.
단, 고용지원금과 긴급자금대출을 결합한 미국 PPP와 달리, 한국 PPP는 생산성 지원과 긴급자급대출을 결합한 방식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임 교수의 주장이다. 부채탕감 대상은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 전기요금과 연구개발비 등 생산성유지비용으로 설계했다.
임 교수는 “중소기업이 고용규모, 급여수준 등 일정요건을 충족할 경우 대출금을 탕감해주는 한국형 PPP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며 “경제위기 상황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자금난을 악화시키는 주요 비용항목은 영업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고정비이므로 이를 탕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방안이 병행돼야 한다고 임 교수는 조언했다. 단순한 금융 지원뿐 아니라 ‘폐업‧생존 소상공인 투트랙 지원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
폐업 소상공인은 퇴출 길을 열어 중소기업에 재취업하도록 돕는 한편, 생존 소상공인은 협동화를 통한 공동경쟁력을 갖춰 부족한 개별적 경쟁력을 보강하도록 유인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임 교수는 “기존의 소상공인 지원정책은 소상공인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이를 연장하거나 악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소상공인의 지속적 활성화를 위해서는 생존 소상공인과 폐업 소상공인을 구분해 이원화하는 차별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