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에 해결한 '대전 은행 강도 사건'...DNA에 덜미

2022-08-30 18:27

30일 오후 대전경찰청에서 열린 2001년 대전 경찰관 총기 탈취 및 은행 권총 강도살인 미제사건 검거 브리핑장에서 사건 피의자 이정학의 체포 영상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년 전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승만(52)과 이정학(51)이 사건 현장에 남겨진 유전자에 덜미가 잡혔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대전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두 사람의 신상을 공개하고 검거 경위를 발표했다. 2011년 대전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수사에 착수했고, 이들이 사용한 차량 내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의 유전자 검출을 성공한 게 사건 해결의 분기점이 됐다. 

이들은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께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1층 주차장에서 현금 수송 차량을 막아선 뒤 저항하던 김모 출납과장을 살해하고 현금 3억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그보다 앞선 10월 15일 대덕구 송촌동 일대에서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량으로 들이받고 빼앗은 권총을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사건 직후 해당 차량을 300m 떨어진 상가 건물 지하 주차장에 두고 달아났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1년 동안 목격자·전과자 등 5321명, 차량 9276대, 통신기록 18만2378건을 조사했다. 탐문 수사는 2만9260곳을 했는데, 이들의 신원을 밝히는 데 실패했다. 그러다 2011년 대전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 수사 지휘로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차량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의 유전자를 검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2017년 경찰은 당시 검출된 유전자가 2015년 충북 불법게임장의 현장에서 검출된 유전자와 동일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경찰은 종업원과 손님 등 게임장에 출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1만5000명에 대한 수사를 했다. 끝내 지난 3월 이정학을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을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이정학의 과거 행적 등을 보강 조사해 검거에 성공했고, 공범이 있다는 진술에 이승만도 긴급 체포했다. 

이는 사건 발생하고 7553일 만에 거둔 성과였다. 이때까지 경찰 수사 기록은 약 15만 쪽에 달할 정도였다. 경찰 관계자는 "과학 수사기법의 발전과 범인을 반드시 검거하겠다는 '끈질긴 집념'에 사건을 21년 만에 해결했다"며 "이후에도 검찰과 협력해 원활한 공소 유지가 되도록 보강 수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