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고위 당국자 "잭슨홀 연설 후 증시 하락 보니 행복"

2022-08-30 07:44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CBC 인터뷰 영상 갈무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나타난 주식 시장의 손실을 보니 행복하다고 말했다. 연준 고위 당국자들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진지하다는 것을 시장이 드디어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카시카리 총재는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주식 시장 하락세를 언급하면서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시장에)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보고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이제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2%로 낮추겠다는 우리의 의지가 매우 진지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이 잭슨홀에서 가계와 기업에 경제적 고통을 촉발하더라도 인플레이션 억제 전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뒤,  미국 증시의 주요 3대 지수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 26일 주요 지수가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나스닥 지수가 1% 넘게 하락했다.
 
닐 카시카리 총재는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언젠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이란 발언 뒤 나타난 안도 랠리에 대해서도 시장이 연준의 의도를 오해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장의 연준 피봇 기대는 과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난 FOMC 회의 이후 주식 시장이 랠리를 펼치는 것을 보고 신나지 않았다"며 "우리 모두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얼마나 헌신하고 있는지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시장이 그것을 오해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카시카리 총재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대한 조기 승리 선언이야말로 가장 큰 실수라고 강조했다.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1970년대 당시 연준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는 물가 상승률이 하락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는 점"이라며 "경제가 약해지던 중 연준이 뒤로 물러나자 인플레이션은 진압되기 전에 다시 급등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 실수를 반복할 수 없다"고 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연준 관계자 중 대표 비둘기파로 꼽혔으나 올해 매파로 선회했다. 그는 오는 2023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4.4%까지 올리는 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시카리 총재는 "이번 인플레이션은 공급망 혼란, 우크라이나 전쟁, 사람들의 주머니에 돈을 퍼주는 재정 및 통화 부양책에 의해 주도됐고, 임금이 상승했다"며 과거의 인플레이션과는 결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싸움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