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손보사, 90% 넘긴 車손해율에 속앓이…"물가 상승에 보험료 인상 언감생심"
2022-08-29 15:56
이달 폭우로 적자폭 추가 확대 전망
"보험료 인상, 치솟는 물가에 기름 붓는 꼴"
고객 이탈 우려도…시장 양극화 심화
"보험료 인상, 치솟는 물가에 기름 붓는 꼴"
고객 이탈 우려도…시장 양극화 심화
2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5대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올 7월말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6~79.5%로 집계됐다.
각사별로 삼성화재는 79.5%, 현대해상 78.1%, DB손보 78%, KB손보 79.4%, 메리츠화재 77.6%를 기록했다. 지난달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이동량이 늘면서 전월대비 1.2~6.1%포인트가량 손해율이 증가했지만,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전체 가입자로부터 받은 수입보험료로 나눈 값이다. 손보업계에서는 통상 사업비를 고려해 '77~80%초반대'를 적정 자동차보험 손해율 수준으로 보고 있다.
반면, 중소사들은 지난달 손해율이 90%를 넘기며 사실상 적자세로 돌아섰다. 100%를 넘긴 업체도 있었다. 지난달 기준 MG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11%를 기록했으며, 하나손해보험 95.3%, 흥국화재 94.1%, AXA손해보험 90.3%, 롯데손해보험 86.9%로 집계됐다. 특히 흥국화재와 하나손보는 전월 대비 각각 12.9%포인트, 9.7%포인트가량 증가하면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손보업계는 중소사들의 경우 대형사 대비 가입자가 적고 사업비가 많지 않다 보니, 한 번의 사고 발생 시 손해율이 급격히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2년간 코로나19 시국에도 반사이익을 크게 보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작년 초 일부 중소사들은 보험료 인상을 강행한 바 있다. 실제 지난해 MG·롯데·캐롯손보가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각각 2%, 2.1%, 6.5% 인상했으며, AXA손보는 영업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8.9% 올렸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소비자물가 등이 급등하며,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이달 소비자물가도 6%대가 유력한 상황 속에서 소비자물가지수 구성 품목인 자동차보험료를 올리면, 가뜩이나 치솟는 물가에 기름을 붓는 꼴"이라며 "독자적으로 보험료 인상 시 새 정부 들어 당국에 미운 털이 박힐 수 있는 만큼, 지난해와 같은 인상 흐름을 가져가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중소사들의 고객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기본적으로 대형사, 중소사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서비스들이 비슷해 저렴한 가격의 보험사를 택하는 경향이 크다"며 "올해 대형 손보사들이 보험료를 1%가량 인하했고, 내년 당국의 추가 인하 요구 가능성도 존재하는 만큼 상위 5사의 점유가 더 높아져 관련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