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영우' 강태오 "완벽한 '이준호', 부담감 컸죠"
2022-08-26 00:02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남자 주인공 '이준호'는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다. 큰 키와 잘생긴 외모는 물론 유능하고 성격까지 좋아 대형 로펌 '한바다'의 '인기남'으로 불린다.
어디 하나 모자라는 데 없이 완벽한 터라 자칫 현실과 동떨어진 캐릭터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배우 강태오의 힘으로 '이준호'는 현실에 발붙인 캐릭터로 태어났고,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와의 러브 라인 역시 설득력 있게 풀어낼 수 있었다.
아주경제는 최근 ENA 드라마 '이상한 나라의 우영우'의 배우 강태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솔직히 이렇게 사랑받을 줄 몰랐어요. 얼떨떨하기도 하고, 벅차고 감사하기도 하고요. 큰 사랑받으며 종영하게 되어서 저뿐만 아니라 감독님, 작가님, 동료들 모두 행복해하고 있어요."
지난 6월 29일 ENA에서 처음 방송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시청률 0.9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해 17.6%로 종영했다. 특히 넷플릭스에서도 방영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시나리오를 보고, 모니터링도 하면서 '참 따사롭구나' 하고 느꼈어요. 소소하고 행복하면서, 짜릿하고 시원하죠. 배우로서, 시청자로서 복합적인 마음을 느꼈었는데요, 시청자분들도 저와 같은 마음을 느끼셨던 것 같아요."
로맨스에 관한 강태오의 생각은 어땠을까? 상대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것이 로맨스 연기에도 변화를 줬을까 궁금했다.
"어느 정도 생각은 했지만, 너무 그 생각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게 오히려 역차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웨딩드레스 신('이준호'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우영우'를 보고 첫눈에 반하는 장면) 덕에 더욱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이준호'는 법정에 선 '우영우'의 모습을 보고 존경심을 느꼈고 그 감정이 사랑으로 발전하죠. '자폐 스펙트럼'은 참고 정도만 했어요."
강태오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과 천재적 두뇌를 가진 변호사가 성장하는 이야기"라며, 로맨스는 그를 성장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우영우'와 함께 '이준호' '최수연'(하윤경 분) '권민우' 모두 성장한 거예요. 우리 모두 '성장'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려고 했고 그래서인지 촬영 때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어요."
강태오는 '이준호'를 두고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라며 웃었다. 이상적이고,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는 캐릭터였고 때문에 연기할 때도 큰 부담을 느껴왔다고 말했다.
"많이 부담됐어요. 멋지고, 이상적인 이 캐릭터를 내가 소화할 수 있을까? 내가 '이준호'를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에 부담감을 느꼈던 거 같아요. '준호'가 되려고 하기보다는, '준호'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했어요."
실제 자기 모습과, '이준호'는 얼마나 닮이 있을까? 현실에 발붙인 캐릭터로 만들기 위해 강태오의 모습을 가져다 쓴 부분이 있는지 물었다. 하지만 그는 "'이준호'는 너무 완벽하다"며 손사래를 쳤고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소속사 관계자가 "꾸밈없는 모습이 닮은 것 같다"며 대신 답변해주기도 했다.
"하하하. 저와 닮은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극 중 '이준호'의 누나 때문에 '영우'가 상처받는 모습을 보면서 공감하긴 했어요. '영우'가 자폐 스펙트럼이 있다는 걸 떠나서 누나의 생각이나 말들이 참 싫더라고요. '네가 챙기는 사람 말고, 네가 챙김 받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제 연애 스타일과도 다르고요. 실제 저였다면 누나와 크게 싸울 것 같아요. 물론 '준호'도 화를 냈지만 저는 더 거칠게 싸우지 않았을까 싶네요."
드라마의 '로맨스'를 도맡고 있는 '이준호'인 만큼 로맨틱하고 낭만적인 대사들도 많았다. 강태오는 "연기할 때 참 힘들었다"고 농담하며 웃었다.
"자칫하면 너무 느끼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결국 끝까지 해답은 찾지 못했어요. 제가 '준호'로서 느끼는 감정을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죠. 현장에서 느끼는 그대로를 보여줘야겠다고요."
장안의 화제가 되었던 대사, "섭섭한데요"의 비하인드도 알려주었다. 매우 많은 테이크를 갔고 계속해서 톤을 바꿔보았다고 설명했다.
"미세한 강약 조절로 대사의 뉘앙스가 달라지더라고요. 조금이라도 세게 하면 무섭게 느껴진다고 해서요. 하하하. 다양하게 시도해본 끝에 지금의 '섭섭한데요?'가 완성된 거죠."
워낙 인기 많았던 데다가 강태오에게 '섭섭이'라는 별명까지 안겨준 대사였던 만큼 해당 장면을 찍을 때 그의 심경도 궁금했다. "뜨거운 반응을 일으킬 거라는 기대가 있었느냐"고 묻자, 그는 "연기할 때는 이렇게 큰 반응을 얻을 거로 생각지 못했다"고 답했다.
"'영우'처럼 '준호'도 좋은 의미로 긴장하고, 불편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안에서 '섭섭하다'고 표현하는 거라 크게 로맨틱하다고 여기지는 않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내가 되어줄게요, 변호사님의 포옹 의자'라는 대사가 더 의식되었죠. 하하하. '(작가님께서) 어떤 포인트로 넣은 대사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느끼해 보이지 않도록 최대한 담백하게 표현했죠."
'우영우' 역의 배우 박은빈과의 호흡에 관해서는 "놀라웠다"고 표현했다.
"항상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드라마 '연모'가 끝난 뒤, 2주 정도밖에 시간이 없었다고 들었는데 정말 멋지게 해내시더라고요. 배울 게 많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요. '준호'로서도, 강태오로서도 존경심이 들었죠."
강태오는 배우로서 드문 그룹에 소속되어 있다.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는 당시 소속사였던 판타지오의 배우 강태오, 서강준, 공명, 이태환, 유일로 구성되었다. 여전히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는 그는 "(공)명이와 (서)강준 형에게 축하 인사를 받기도 했다"며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다.
"강준이 형과 명이가 축하한다고 연락도 해줬어요. 아무래도 그룹이다 보니 더욱 끈끈함도 느끼고 동질감도 많이 느끼는 거 같아요. 어려울 때마다 심적으로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게 참 좋아요."
또래 배우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비교 상대가 뚜렷할지도 몰랐다. "동료들이 이름을 알리고,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조급하거나 불안함을 느끼지 않았느냐"고 묻자, "부럽다는 생각도 했다"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다들 정말 잘되었고 유명해졌으니까요. 그 덕에 많은 분이 서프라이즈를 알아봐 주고 저에 관해서도 궁금해해 주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럽다는 생각도 했지만, 다행히 성격 자체가 조급해하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한 우물을 파다 보면 언젠가 저도 알아봐 주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견뎠어요."
서강준, 공명, 이태환에 이어 강태오 역시 올해 입대를 계획 중이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아쉬울 수 있는 상황. 그는 "오히려 좋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아쉽다고 생각하면 끝도 없이 아쉽겠죠. 작품이 잘되고 떠날 수 있게 되어서 좋게 생각하려고요. 철든 모습으로 돌아올 테니 기다려주셨으면 좋겠어요. 하하하. 앞으로 더욱 성장한 강태오의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어디 하나 모자라는 데 없이 완벽한 터라 자칫 현실과 동떨어진 캐릭터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배우 강태오의 힘으로 '이준호'는 현실에 발붙인 캐릭터로 태어났고,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와의 러브 라인 역시 설득력 있게 풀어낼 수 있었다.
아주경제는 최근 ENA 드라마 '이상한 나라의 우영우'의 배우 강태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솔직히 이렇게 사랑받을 줄 몰랐어요. 얼떨떨하기도 하고, 벅차고 감사하기도 하고요. 큰 사랑받으며 종영하게 되어서 저뿐만 아니라 감독님, 작가님, 동료들 모두 행복해하고 있어요."
지난 6월 29일 ENA에서 처음 방송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시청률 0.9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해 17.6%로 종영했다. 특히 넷플릭스에서도 방영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시나리오를 보고, 모니터링도 하면서 '참 따사롭구나' 하고 느꼈어요. 소소하고 행복하면서, 짜릿하고 시원하죠. 배우로서, 시청자로서 복합적인 마음을 느꼈었는데요, 시청자분들도 저와 같은 마음을 느끼셨던 것 같아요."
"어느 정도 생각은 했지만, 너무 그 생각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게 오히려 역차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웨딩드레스 신('이준호'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우영우'를 보고 첫눈에 반하는 장면) 덕에 더욱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이준호'는 법정에 선 '우영우'의 모습을 보고 존경심을 느꼈고 그 감정이 사랑으로 발전하죠. '자폐 스펙트럼'은 참고 정도만 했어요."
강태오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과 천재적 두뇌를 가진 변호사가 성장하는 이야기"라며, 로맨스는 그를 성장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우영우'와 함께 '이준호' '최수연'(하윤경 분) '권민우' 모두 성장한 거예요. 우리 모두 '성장'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려고 했고 그래서인지 촬영 때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어요."
강태오는 '이준호'를 두고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라며 웃었다. 이상적이고,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는 캐릭터였고 때문에 연기할 때도 큰 부담을 느껴왔다고 말했다.
"많이 부담됐어요. 멋지고, 이상적인 이 캐릭터를 내가 소화할 수 있을까? 내가 '이준호'를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에 부담감을 느꼈던 거 같아요. '준호'가 되려고 하기보다는, '준호'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했어요."
"하하하. 저와 닮은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극 중 '이준호'의 누나 때문에 '영우'가 상처받는 모습을 보면서 공감하긴 했어요. '영우'가 자폐 스펙트럼이 있다는 걸 떠나서 누나의 생각이나 말들이 참 싫더라고요. '네가 챙기는 사람 말고, 네가 챙김 받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제 연애 스타일과도 다르고요. 실제 저였다면 누나와 크게 싸울 것 같아요. 물론 '준호'도 화를 냈지만 저는 더 거칠게 싸우지 않았을까 싶네요."
드라마의 '로맨스'를 도맡고 있는 '이준호'인 만큼 로맨틱하고 낭만적인 대사들도 많았다. 강태오는 "연기할 때 참 힘들었다"고 농담하며 웃었다.
"자칫하면 너무 느끼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결국 끝까지 해답은 찾지 못했어요. 제가 '준호'로서 느끼는 감정을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죠. 현장에서 느끼는 그대로를 보여줘야겠다고요."
"미세한 강약 조절로 대사의 뉘앙스가 달라지더라고요. 조금이라도 세게 하면 무섭게 느껴진다고 해서요. 하하하. 다양하게 시도해본 끝에 지금의 '섭섭한데요?'가 완성된 거죠."
워낙 인기 많았던 데다가 강태오에게 '섭섭이'라는 별명까지 안겨준 대사였던 만큼 해당 장면을 찍을 때 그의 심경도 궁금했다. "뜨거운 반응을 일으킬 거라는 기대가 있었느냐"고 묻자, 그는 "연기할 때는 이렇게 큰 반응을 얻을 거로 생각지 못했다"고 답했다.
"'영우'처럼 '준호'도 좋은 의미로 긴장하고, 불편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안에서 '섭섭하다'고 표현하는 거라 크게 로맨틱하다고 여기지는 않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내가 되어줄게요, 변호사님의 포옹 의자'라는 대사가 더 의식되었죠. 하하하. '(작가님께서) 어떤 포인트로 넣은 대사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느끼해 보이지 않도록 최대한 담백하게 표현했죠."
'우영우' 역의 배우 박은빈과의 호흡에 관해서는 "놀라웠다"고 표현했다.
"항상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드라마 '연모'가 끝난 뒤, 2주 정도밖에 시간이 없었다고 들었는데 정말 멋지게 해내시더라고요. 배울 게 많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요. '준호'로서도, 강태오로서도 존경심이 들었죠."
"강준이 형과 명이가 축하한다고 연락도 해줬어요. 아무래도 그룹이다 보니 더욱 끈끈함도 느끼고 동질감도 많이 느끼는 거 같아요. 어려울 때마다 심적으로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게 참 좋아요."
또래 배우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비교 상대가 뚜렷할지도 몰랐다. "동료들이 이름을 알리고,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조급하거나 불안함을 느끼지 않았느냐"고 묻자, "부럽다는 생각도 했다"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다들 정말 잘되었고 유명해졌으니까요. 그 덕에 많은 분이 서프라이즈를 알아봐 주고 저에 관해서도 궁금해해 주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럽다는 생각도 했지만, 다행히 성격 자체가 조급해하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한 우물을 파다 보면 언젠가 저도 알아봐 주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견뎠어요."
"아쉽다고 생각하면 끝도 없이 아쉽겠죠. 작품이 잘되고 떠날 수 있게 되어서 좋게 생각하려고요. 철든 모습으로 돌아올 테니 기다려주셨으면 좋겠어요. 하하하. 앞으로 더욱 성장한 강태오의 모습을 보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