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니퍼 상반기 17조원 적자…전기 가격 급등 우려 ↑
2022-08-18 18:21
러시아 가스 공급 지속 가능성에 전기 가격 급등 지속 전망
독일 에너지 기업 유니퍼가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소로 인해 위기에 처했다. 에너지 기업 유니퍼의 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전기 가격 급등 등 여파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독일 에너지 기업 유니퍼가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소로 인해 상반기 123억 유로(약 16.5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20년 독일 화학사 바이엘의 105억 유로 적자를 넘어선 독일 기업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손실이다.
이번 유니퍼의 적자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소에서 비롯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연합이 러시아 원유 상한제 등 제재에 동참하자 가스 공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은 유럽으로 공급하는 노드스트림의 파이프라인으로 독일에 공급되는 가스부터 줄였다.
이에 가스의 55%를 러시아로부터 구입하는 '핵심 고객' 독일은 직격탄을 맞았다. 에너지 기업 유니퍼의 마진 절반도 러시아 가스로부터 나오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줄이자 올해 유니퍼의 주가는 80%나 떨어졌다. 급기야 지난 7월 유니퍼는 지분의 30%를 파는 대가로 독일 정부로부터 150억 유로를 지원 받았다.
FT는 이번 유니퍼 적자 상황과 관련해 "10월부터 유니퍼가 비용의 90%를 소비자에 전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유럽에너지거래소(EEX)에 등재된 독일의 내년 전력 베이스로드(Baseload·기저부하) 선물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469유로(약 63만원)다. 이는 지난해 대비 5배가 넘는 수준이다.
독일의 전기 가격 폭등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분석이 많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인 파트리시오 알바레즈는 "원자력을 이용한 전기 생산과 수력 저장이 낮으면서 유럽의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가스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데이터업체 ICIS의 전력 시장 분석가인 윌리엄 펙은 "높은 기온으로 인해 풍력 발전량이 감소하고 라인강의 수위까지 낮아지면서 독일에서는 석탄 공급마저도 중단됐다"며 "코로나 펜데믹 경기 침체기 동안 관리 부족,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여름 폭염 등의 요인이 겹쳐 전기 가격이 높은 현상은 매우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FT는 "유니퍼가 이미 독일 국영 대출 기관으로부터 90억 유로의 신용 한도 중 절반 이상을 인출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