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8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거행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총집결했다. 혼돈의 정치 상황 속 앞다퉈 'DJ 정신'을 기렸다.

이날 추도식에는 김진표 의장을 비롯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이진복 정무수석이 자리를 지켰다.

이어 권노갑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 김원기·임채정·문희상·정세균 전 국회의장, 민주당 당권 주자인 박용진 후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삼남 김홍걸 의원 등도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추도·추모사를 통해 정치사의 거목이었던 고인의 생전 뜻을 추모했다.

김 의장은 "지혜와 용기, 화해와 용서, 김대중식(式) 정치가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비로소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을 얻었다"며 "수백 년 민주주의 역사를 지닌 서구의 선진 민주국가와도 대등하게 마주 설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의 네 가지 업적으로 △민주주의·의회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 △불굴의 의지와 인내심 △화해·용서의 정신 △실사구시의 실용정신을 꼽았다. 그는 여야가 김대중 정신을 생각하고 노력한다면 한국 정치는 다시 신뢰받고, 문제들이 잘 해결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도 "민주당이 김대중 정신을 지키고 김대중 대통령의 후예를 자처한다면 대한민국의 여러 위기를 앞장서서 막아내고 극복하는 데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야권의 당권주자들도 이날 김 전 대통령의 추모에 앞장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혹독한 시련에 굴하지 않고 인내해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야만 비로소 인동초처럼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박용진 후보도 추도식 참석 직후 "김대중 대통령이 세웠던 민주당다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의 뜻을 다시 되새겨야 하는 시기"라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은 모진 역경 속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화합의 한길을 꿋꿋하게 헤쳐 나간 세계적 지도자"라며 "엄혹한 겨울을 이겨낸 '인동초 김대중'의 의지를 되새기며, 시련을 겪더라도 역사는 끝내 전진한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이날 추도식은 1시간가량 진행됐다. 이후 참석자들은 김 전 대통령 묘역을 따로 찾지 않고 현충관에서 헌화와 분향을 했다.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묘역 주변의 도로 복구 작업으로 참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