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언팩 2022] '폐어망 재활용 소재' 갤럭시 Z4까지 확대…"100% 재활용 스마트폰이 꿈"(영상)
미국 뉴욕 맨해튼에 마련된 ‘삼성 갤럭시 언팩 2022(Samsung Galaxy Unpacked 2022: Unfold Your World)’ 체험관 한 켠에는 마치 수족관을 연상케 하는 바다 속 영상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바다 속에 방치된 폐(廢)어망 소재를 재활용해 새로운 갤럭시 제품이 탄생되는 과정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드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프런비르 싱 라토르(Pranveer Singh Rathore) 삼성전자 MX사업부 선행 CMF 랩(Color·Material·Finish Lab) 프로는 이 영상을 서두에 보여주며 폐어망 등 해양 폐기물을 활용한 사용 후 재활용 소재(이하 PCM·Post Consumer Materials)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 고향인 인도 서부에서 10km 정도 떨어진 바다로 나간 적이 있는데, 바다 위와 아래에 방치된 그물이 너무 많아서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매년 이러한 해양 폐기물이 63만톤(t)에 이른다”며 “갤럭시 신제품에는 PCM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프런비르 프로는 “삼성전자가 선보이는 고가의 플래그십 모델에 재활용 소재를 확대하면서도 고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라고 밝혔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매년 바다로 유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800만여t에 이른다. 이 중 폐어망은 50만~100만t 규모로 추정된다. 갤럭시 제품을 쓰면 쓸 수록 전세계 폐어망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는 셈이다.
앞서 삼성전자 MX사업부는 지난해 8월 친환경 비전인 ‘지구를 위한 갤럭시(Galaxy for the Planet)’를 발표하며, 오는 2025년까지 △모든 갤럭시 신제품에 재활용 소재 적용 △제품 패키지 내 모든 플라스틱 소재 제거 △스마트폰 충전기 대기 전력 제로화 △전세계 사업장 매립 폐기물 제로화 등 기후변화 대응 및 순환 경제 실현을 위한 세부 목표를 공개한 바 있다.
프런비르 프로가 속한 CMF 랩은 삼성전자 갤럭시 제품 디자인 제작에 필요한 색·소재·마감(Color·Material·Finish) 등을 연구하는 곳이다. 특히 메탈, 유리, 코팅 등 소재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인도 국적의 프런비르 프로는 2010년 카이스트(KAIST) 기계공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2010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액세서리를 포함한 모든 모바일 제품의 플라스틱 재료 연구와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이날 유창한 한국어로 “삼성전자가 이번 언팩에서 공개한 폴더블폰과 웨어러블 신제품에는 모두 재활용 소재가 적용된 부품이 탑재됐다”고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갤럭시 Z 폴드4’의 사이드 키 브라켓·디스플레이 커넥터 커버 △‘갤럭시 Z 플립4’의 볼륨키 브라켓 △‘갤럭시 버즈2 프로’의 배터리 장착부 브라켓·크래들 PCB 장착부 브라켓·내장기구 강성 보강 브라켓 등에 폐어망을 재활용해 만든 소재가 적용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 S22’ 시리즈 및 ‘갤럭시 북2 프로’ 시리즈, ‘갤럭시 탭 S8’ 시리즈 등에 폐어망 재활용 소재를 처음 적용했고, 사용 범위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프런비르 프로는 “지난해 이후 출시된 갤럭시 기기에는 적어도 1개 이상의 PCM을 적용하고 있다”며 “현재 전체 갤럭시 기기에 적용된 PCM 비중은 2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갤럭시 버즈2 프로의 친환경성을 강조했다. 프런비르 프로는 “갤럭시 버즈2 프로의 경우, 전체 기기의 90%이상(무게 기준)이 재활용 소재로 제작됐다”며 “앞으로도 파트너와 협력을 통한 기술 혁신으로 새로운 재활용 소재 개발하고 해양환경 보존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제품 패키지 설계 기술도 친환경을 향해 진화했다. 폴드4와 플립4의 패키지 부피는 1세대 갤럭시 폴더블과 비교해 각각 52.8%, 58.2% 줄었다. 이 덕분에 제품 운송 중 탄소 배출량이 올해 1만톤 이상 감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시리즈를 시작으로 플래그십 모델 패키지에 100% 재활용 종이를 적용하고 있다. 올 한해 나무 약 5만1000그루 보존 효과가 기대된다. 이같은 친환경 패키지 설계는 향후 플래그십 모델뿐 아니라 다른 제품 카테고리로도 적용 범위를 계속 확대할 예정이다.
다만 친환경 제품을 향한 행보는 소비자에게 ‘제품 가격 상승’으로 돌아온다는 점이 난제다. 친환경 재활용 소재는 일반 플라스틱 소재에 비해 비싼 원가와 많은 공정으로 최종 제품 단가가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프런비르 프로도 이 점을 인정했다. 그는 “재활용 소재는 폐기물에서 만드는데 여러 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삼성전자는 최대한 기업이 친환경 비전 실천을 위한 비용을 부담해 '제품의 소비자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올 한 해에만 바다에 버려진 폐어망 약 50t을 수거해 재활용하게 될 예정인데, 10년 이상 지속된 친환경 관련 기술 개발과 노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친환경 노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00% 완벽한 재활용 소재로 만든 스마트폰, 아직은 멀었지만 꼭 만들겠다는 꿈이 있다”고 말했다.
폐어망으로 친환경 비전을 실천 중인 삼성전자의 '지구를 위한 갤럭시' 관련 영상 [제공=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