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1>이준석, 선당후사하라는 윤핵관 향해 정동영까지 소환한 까닭..."근본 없는 용어"

2022-08-13 16:22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내 일각에서 ‘선당후사(先黨後私)'라는 표현이 나온 것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이 대표는 “제가 비대위 출범에 대해 가처분신청을 하겠다고 하니 갑자기 선당후사 하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며 “이 선당후사라는 을씨년스러운 말은 사자성어라도 되는 양 정치권에서 금과옥조로 여겨지지만 사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쓰인 '삼성가노(三姓家奴)'보다도 근본이 없는 용어다”라고 했다.
 
그는 "뉴스 검색을 해봐도 2004년에 정동영씨가 먼저 쓴 기록만 있을 뿐, 그전에는 사용되지도 않던 용어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유래가 있는 용어인 '선당정치'는 공교롭게도 김정은이 휴전선 이북에서 지금 사용하는 신조다"라며 "선당후사라는 말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개인의 생각을 억누르고 당의 안위와 당의 안녕만을 생각하라는 이야기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핵관, '선당후사(先黨後私)' 쓴 정동영과 같은 길 걷나
 

'선당후사'는 개인의 안위보다는 당을 위해 희생한다는 말이다. 이 대표가 언급한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지난 2004년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으로 총선을 이끌면서 '노인폄하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상대 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이 사건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성공해 총 121석을 획득했다.

윤핵관의 선당후사 언급이 '삼성가노'보다 못한 발언이라는 뜻을 시사하면서 당 비대위 출범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중 해당 내용과 관련된 전문 일부다.
 
오늘 기자회견을 잡으니 1392년 8월 13일 조선 건국에 맞춰서 한다는 보도부터 오늘의 운세를 봤느냐느니 하는 문의도 들어왔습니다. 그만큼 이 섬은 때로는 우리만의 이야기에 취해 가장 일상적이고 기본적인 것은 살피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제가 페이스북에 예고한 시점을 보면 알겠지만 저는 그냥 MBC 8시 저녁 뉴스를 보고 산사태와 저지대 침수가 우려되는 집중호우가 온다는 이야기를 보고 일기예보상 비가 그치고 이틀 정도 시간을 두고 말씀을 드리려고 했습니다.
 
우선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국민에게 그리고 당원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올리려고 합니다. 큰 선거에서 3번 연속으로 우리 국민의 힘을 지지해주신 국민이 다시 보수에 등을 돌리고 최전선에서 뛰어서 승리에 일조한 당원들이 이제는 자부심보다는 분노를 표출하는 상황을 보면서 많은 자책감을 느낍니다.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저는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모두 다 할 것입니다.
 
제가 비대위 출범에 대해 가처분신청을 하겠다고 하니 갑자기 선당후사 하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이 선당후사라는 을씨년스러운 말은 사자성어라도 되는 양 정치권에서 금과옥조로 여겨지지만 사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쓰인 삼성가노보다도 근본이 없는 용어입니다. 뉴스 검색을 해봐도 2004년에 정동영씨가 먼저 쓴 기록만 있을 뿐, 그전에는 사용되지도 않던 용어입니다.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유래가 있는 용어인 "선당정치"는 공교롭게도 김정은이 휴전선 이북에서 지금 사용하는 신조입니다. 선당후사라는 말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개인의 생각을 억누르고 당의 안위와 당의 안녕만을 생각하라는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말하고 보니 북한에서 쓰이는 용법과 무엇이 다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